파리에서 전날 주간지 ‘샤를리 엡도’에 대한 테러 발생 이후 8일(현지시간) 프랑스는 물론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각국이 테러 경계 강화에 나섰다. 특히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들에 의한 추가 테러 및 모방범죄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테러를 규탄하고 추모하는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테러 경계활동 강화=프랑스는 테러 직후 주요 도시의 공공장소에 대한 경계 강화에 나섰다. 프랑스는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수주 전부터 테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대비해 왔다. 그러나 막상 테러가 현실화되자 추가 테러로 이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국도 테러 경계령을 내리는 한편 뉴욕 등 주요 도시에 중무장한 특수경찰관과 경찰력을 배치했다. 언론사들에 대한 경비도 강화했다.
무슬림이 많은 스페인 정부도 대테러 보안 단계를 상향 조정했다. 이탈리아도 프랑스와 미국, 유대인 관련 시설들에 대한 보안 점검을 실시했다. 아울러 기독교 중심지인 로마와 바티칸이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타깃이 될 수도 있어 교회 시설 등에 대한 경계수위도 높였다. 지난달 중순 시드니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인질극이 벌어져 2명이 숨지기도 한 호주 역시 추가 테러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며 대비태세에 돌입했다.
각국은 특히 샤를리 엡도를 테러한 범인들이 전투나 테러활동 경험이 풍부해 보였던 점에 비춰 시리아나 이라크에서 지하드(성전) 전사로 활동하다 귀국한 이들의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외로운 늑대’들이 이미 서방 사회 곳곳에 퍼져 있어 어느 곳 하나 안전하지 못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가 샤를리다”, 애도와 응원물결=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8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TV 등으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우리가 가진 최고의 무기는 단합”이라며 “8일부터 사흘간 조기를 걸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를 비롯해 리옹, 마르세유 등 프랑스 대도시에는 테러를 규탄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가 잇따랐다. 시민들은 언론자유를 상징하는 종이와 연필, 펜 등을 흔들거나 ‘내가 샤를리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영국 스페인 스위스 이탈리아 벨기에 캐나다 등지에서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언론자유를 옹호하는 촛불집회가 개최됐다.
미국영화협회는 소니 영화사의 영화 ‘인터뷰’가 해킹된 사건을 거론하며 “우리도 언론자유를 짓밟으려는 시도를 경험했다”면서 “프랑스에 지지를 보낸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도 “언론사에 대한 총격 테러를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해외 언론사들도 속속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연대 의지를 밝히고 있다. 덴마크 일간지 베를링스케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샤를리 엡도의 만평을 8일자 신문에 게재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도 조만간 만평을 게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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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9 03:37 수정 2015-01-09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