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대표 선거 예비경선을 통과한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의원은 첫날부터 거친 설전(舌戰)을 벌였다. 이들은 ‘정책’ ‘통합’ ‘세대교체’라는 3인3색을 내세우며 당심과 민심 공략에 나섰다.
‘클린 선거’를 외쳐 온 문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전대가 새롭게 일어서는 계기가 돼야 하는데, 당에서 오래 정치하신 분들은 불가능하다”며 박 의원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또 “정치적 세대로 보면 제가 가장 후배”라며 “제가 세대교체를 말할 가장 적임자”라고 말했다. 세대교체론을 내세운 이 의원을 자극한 것이다.
이 의원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 48%의 지지까지 얻었던 분이 ‘제일 후배’라고 하면 당원과 국민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문 의원의 정치입문은 2012년이 아니라 2002년이며 그때부터 권력의 중심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의원도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는 사람이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며 불편한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선거전도 본격화됐다. 문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외교안보 토론회를 열고 ‘분권적·민생중심·동반적’ 남북 협력이라는 3원칙을 제안했다. 문 의원은 남은 선거기간 동안 매주 한 차례 재정과 복지 등 분야에서 ‘문재인표’ 국가 어젠다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문 의원의 행보는 정책에 초점을 맞춰 다른 후보들의 공격을 ‘네거티브’로 규정하고, 직접 대응하는 대신 ‘정책선거’를 제안해 선거 틀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책으로 승부하자는 것이며, 다른 후보와의 분명한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당원 대상 선거에 전혀 맞지 않는 전략” “이미 당권을 잡았다고 판단하고, 벌써 대선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박 의원은 ‘통합과 혁신의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당권을 잡으면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당 일각의 우려를 자극해 ‘박지원 지지’로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이 의원은 경선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은 다수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후보 간 합종연횡이나 단일화는 없다. 반드시 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된 비노(비노무현) 진영과 정세균계 등은 일단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문재인·이인영 ‘세대교체’ 격돌
입력 2015-01-09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