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EBS 연계율 과목별 차등화 검토

입력 2015-01-09 01:17

수능 개선위원회가 70% 이상으로 고정돼 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EBS 교재의 연계 비율을 과목별로 달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개선위는 수능 시스템 전반을 손질하기 위해 지난해 구성된 기구다. ‘EBS 연계율’을 조정하면 수험생들의 학습 환경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8일 “개선위에서 과목별로 수능과 EBS 교재의 연계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포함해 EBS 연계율 재조정에 대해 종합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과목을 70% 이상 EBS 교재와 연계하지 않고 과목 특성에 따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영어 과목은 연계율이나 연계 방식에서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수험생 사이에서 EBS 수능 영어교재에 나오는 지문을 한글로 번역해 통째로 외우는 ‘변칙 학습법’이 유행하기도 했다. 사교육비 감소를 위한 EBS 연계 정책이 ‘꼼수’를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황우여(사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EBS 교재 연계율을 재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수능과 EBS의 연계율을 낮출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지금의 70%를 너무 고정적으로 하지 않고 수능 체제 개편과 함께 유연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EBS 교재가 교과서와 동떨어지고 사교육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부총리는 수능의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자격고사’ 가능성도 열어 놨다. 교육부는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을 마련하면서 수능을 자격고사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황 부총리는 “최근 수능이 (학생들을 서열화하는) 학력고사처럼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자격고사의 성격을 좀더 보강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입제도는) 그룹을 지어서 상위권, 차상위권 방식으로 대학에 들어가도록 하고 (그룹 안에서) 세세한 구분이나 변별력은 건학이념이나 학생의 소질·적성·재능에 따라 들어가는 방식으로 대입제도를 한 차원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능 난이도와 관련해서는 쉬운 수능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시사했다. 그는 “(수능 난이도는) 변동 폭이 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언제나 일정한 난이도를 유지해야 되고 만약에 그것이 실패했다면 교육 당국에 실무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