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 돈 보따리 푼 중국

입력 2015-01-09 00:12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8일 중남미와의 무역 규모를 10년 내 5000억 달러(약 548조6000억원)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2013년 말 현재 2616억 달러의 2배가량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 10년 안에 중국의 중남미 직접투자 규모도 25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8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중국·중남미공동체 포럼’에서 “중국은 앞으로 중남미 국가와의 협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특히 “중국은 독립적인 외교정책을 준수하고 평등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의 일방통행식 외교에 불만을 갖고 있는 중남미 정서를 파고들었다.

신화통신은 “이번 포럼이 중국의 비전과 국제사회 공헌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은 조화로운 국제질서를 추구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포럼에는 중남미국가공동체(CELAC) 33개 회원국 가운데 30개국이 참가했다.

앞서 시 주석은 전날 포럼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유가 하락으로 경제위기에 직면한 양국에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다.

시 주석은 마두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경제구조 조정 실현과 생산형 경제방식 건립을 위해 벌이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베네수엘라 관영통신 AVN에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2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기존 40억 달러 규모의 차관 만기 연장도 약속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회담에서 현재 하루 평균 64만 배럴인 중국의 자국 원유 도입량을 100만 배럴로 확대해 주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도 큰 선물을 받았다. 이미 중국이 약속한 53억 달러의 차관 외에 중국 국책은행의 출자 형식으로 22억3000만 달러를 지원받기로 했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