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급락하면서 항공사들의 수익성 회복이 일단 탄력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를 제외한 기본 운임을 인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내려갈 때 연간 3300만 달러(약 360억원)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유가가 1달러 하락하면 연간 1588만 달러 정도 유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
그러나 대한항공 관계자는 8일 “항공 운임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유가가 올랐다고 당장 항공 운임을 올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가 하락은 향후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 한다”며 “유가는 떨어지다가 오를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유류할증료 인하에 유가 변동이 이미 반영된 것”이라며 “추가적인 항공 운임은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번 내린 운임은 다시 올리기가 쉽지 않다”며 “운임 인하는 신중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류할증료는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올해 1월 유류할증료는 미주 기준으로 58달러다. 전월보다 36%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1월 미주 노선의 유류할증료 154달러와 비교하면 96달러가 떨어졌다. 다음 달에도 20달러 이상 하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들은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도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이 세계경제 침체로 이어지면 물동량과 여행객이 감소해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이 나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발생한 사건·사고도 항공사들이 기본 운임을 내릴 수 없는 배경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파문으로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운항정지나 과징금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3년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로 45일의 운항정지 처분을 받았다. 대형 악재로 유무형의 손실을 입고 새해를 맞이한 항공사들이 운임을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미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유가급락에도 항공사 기본 운임 인하없다
입력 2015-01-09 0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