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유일하게 남은 판자촌 밀집지역인 동구 만석동 쪽방촌은 김종미 작가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배경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주민은 대부분 혼자 사는 노인이고 약 30%는 기초생활수급자다. 문구용품을 조립하는 자활사업, 폐지 줍기 등으로 겨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인심은 곳간에서 나는 게 아니었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이곳 주민들은 2008년부터 꾸준하게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해 왔다. 총 기부액은 881만원에 이른다.
8일에도 만석동 쪽방 주민대표와 노숙인쉼터 입소자, 무료급식소 이용 노인 등은 서울 중구 공동모금회를 찾아 성금 146만원을 전달했다.(사진) 지난달 10일부터 26일까지 16일 동안 쪽방상담소와 무료급식소, 자활작업장 등에 모금함을 비치해 모은 돈이다. 300여명이 자활사업 등으로 번 꼬깃꼬깃한 1000원짜리를 기꺼이 내놓았다.
주민 대표 변용녀(80·여)씨는 “자활작업장에서 볼펜을 조립하며 버는 돈이 한 달에 20만원 남짓”이라며 “적은 돈이라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 귀한 마음이 담긴 성금은 저소득층 어린이 치료비, 사회복지시설 복구비용, 생계가 어려운 노인층 생활비 및 의료지 지원에 사용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자활작업장서 볼펜 조립하며 번 돈이에요”
입력 2015-01-09 0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