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관은 박물관 전시물 중 백미이다. 금관만큼 관람객의 눈길을 집중시키는 유물은 드물다. 신라 금관은 지금까지 모두 6점이 발굴되었다. 금관총 서봉총 천마총 교동의 금관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전시하고, 황남대총과 금령총 금관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신라 고분에선 금관총에서 처음 금관이 나왔다. 국보 87호인 이 금관에는 133개의 영락과 57개의 곡옥이 달려 있다.
금관총에선 금관, 금제 관식, 관모, 허리띠, 팔찌 등 황금유물과 수백 점의 철덩어리, 환두대도 마구류 등 수만 점의 유물이 나왔다. 하지만 발굴 과정은 참담했다. 1921년 9월 경주 노서동의 민가 공사 중 갑자기 유물이 쏟아져 공사가 중지되었다. 이후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경찰서장과 보통학교장이 나서서 4일 만에 유물을 수습한 것이다. 총독부는 이 유물을 도쿄제대와 교토제대 교수를 불러 조사시켰지만 그 과정에 많은 유물이 유출되었고, 악명 높은 ‘오구라컬렉션’에도 금제 장식 등이 들어가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올해부터 국립중앙박물관은 신라 왕릉 5기를 94년 만에 재발굴한다. 금관총을 시작으로 서봉총, 금령총, 식리총, 황남리 고분 발굴을 2020년까지 연차적으로 진행한다. 김대환 학예연구사는 “일제의 부실 발굴을 보완해 정확한 연구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오는 2월 말부터 들어갈 발굴 과정은 일반에 공개된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
[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94년 만에 재발굴하는 금관총
입력 2015-01-09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