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새해 첫 정상회담 상대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을 만났다. 쿠바와의 외교 정상화를 지렛대로 중남미 지역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미국과 멕시코·쿠바를 둘러싼 각종 현안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문제와 이민개혁 등에 대한 멕시코의 협조를 구하면서 멕시코의 최대 현안인 마약·조직범죄 소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선언하고 멕시코인이 대부분인 400여만명의 이민자 추방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를 표명했다. 양국 정상은 또 서로 이해당사자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을 위해 양국 의회의 조속한 인준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미국은 쿠바와의 관계 복구로 외교적 걸림돌이 제거되면서 중남미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중남미 좌파 정권의 득세 이후 미국과의 관계 소원을 틈 타 이 지역에 입지를 확대해 온 중국을 경계하면서 경제협력을 통한 미주대륙 공동경제권 창출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쿠바는 같은 날 미국인 정치범 수감자 일부를 추가로 석방해 화답했다. 지난달 17일 선언한 양국 관계 정상화의 후속조치 격이다.
양국의 관계 정상화 이후 미국에서 석방됐던 쿠바 정보요원 헤라르도 에르난데스는 이날 득녀 소식을 알렸다. 미국의 교도소에서 쿠바에 있는 아내와 인공수정으로 임신에 성공한 에르난데스 부부의 사연은 ‘양국 화해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G2, 중남미 손잡기 경쟁] 오바마, 멕시코 정상 만나
입력 2015-01-08 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