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이 6일(현지시간) 힘겹게 하원의장 3연임에 성공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만 25명의 반란표가 나온 탓이다. 이날 의회 표결에서 베이너 의장은 출석의원 408명 가운데 절반을 조금 넘긴 216표를,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164표를 각각 얻었다.
특히 보수파를 중심으로 25명의 공화당 의원이 같은 당 소속인 베이너에게 등을 돌렸다. 이는 2년 전 113대 의회 하원의장 선출 선거 당시 나온 반란표 12표의 2배 수준이다. 역대 현역 하원의장의 재선 또는 연임 투표 사상 가장 많은 반란표 기록이기도 하다. 앞으로 공화당 내 보수파와 온건파 간 의견이 갈리는 사안의 경우 베이너 의장이 당론을 집약하고 밀어붙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의장 선출로 제114대 의회는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공화당이 ‘키스톤XL’ 법안을 둘러싸고 격돌할 조짐이다. 공화당은 9일 하원에서 키스톤XL 법안을 표결처리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상원 역시 7일 에너지자원위원회 공청회 절차를 거쳐 내주 초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캐나다 앨버타주와 미국 텍사스주의 멕시코만 사이 2700㎞를 잇는 키스톤XL 송유관 건설 법안은 공화당이 적극 추진해온 역점 사업이다.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상원은 현재 공화당 54명 전원에다 민주당 의원 6명이 찬성 입장을 밝혀 가결 정족수(60표)를 확보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돼도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키스톤XL 법안에 서명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공화당은 이 법안이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자립도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환경오염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네브래스카주 지방법원에 계류된 키스톤XL 사업 관련 소송이 해결되고 나서 환경영향을 평가해 사업추진 여부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오바마·공화당 첫 대결은 송유관 법안
입력 2015-01-08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