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반(反)이슬람 우익 단체인 ‘페기다’(PEGIDA·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이라는 의미)가 주도하는 시위가 점점 확산되는 가운데 독일 내 저명 인사들이 이들에 반대해 관용과 포용을 호소하고 나섰다.
독일 일간 빌트는 6일(현지시간) ‘페기다에 반대를’이라는 제목으로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를 포함해 페기다에 반대하는 정치인과 예술가, 운동선수 등 80명의 호소문을 실었다.
슈미트 전 총리는 “페기다 시위는 어리석은 편견과 외국인 혐오증, 무관용에 호소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그리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독일은 난민들과 망명자들을 쫓아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은 열린 마음과 관용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페기다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독일 축구 국가대표를 지낸 올리버 비어호프는 “독일은 많은 이민자 출신 선수들 덕분에 세계 챔피언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며 “다양한 출신의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듯 사회도 그래야 한다”고 지적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페기다는 독일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독일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고 비난했다.
이 밖에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와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국방장관 등도 호소문을 내는 데 동참했다.
독일에서는 전날 슈투트가르트, 뮌스터, 함부르크 등에서 2만2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페기다 반대’ 시위가 개최됐다. 하지만 이 같은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페기다 시위도 확산일로에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獨 반이슬람 시위 확산에 명사 80명 ‘관용·포용’ 호소
입력 2015-01-08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