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희팔 비호세력·사망의혹 철저히 밝혀내야

입력 2015-01-08 02:25
희대의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을 비호해온 세력의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조희팔의 은닉재산 흐름을 재수사하는 대구지검 형사4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대구지검 서부지청 총무과장 오모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오씨는 2008년 조씨의 측근으로부터 ‘검찰의 조희팔 사건 관련 범죄정보 수집과 수사 무마’ 부탁을 받은 뒤 그 대가로 수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수사가 한창이던 2007년부터 2012년 사이 대구지검 특수부 수사과 소속으로 조희팔 범죄정보 수집·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조씨의 뒤를 봐주다 처벌되거나 징계 받은 사람은 오씨가 처음이 아니다. 김광준 전 서울고검 검사는 내사·수사 무마 청탁 대가로 2억4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아 지난 2012년 구속돼 현재 죗값을 치르고 있다. 조씨 사건 수사를 맡았던 대구지방경찰청 권모 총경은 조희팔로부터 9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2012년 해임됐다. 그해 9월에는 조씨 수사 및 검거를 위해 중국 출장까지 갔던 대구경찰청 소속 정모 경사가 현지에서 조씨를 만나 골프와 술 접대까지 받은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줬다. 조씨는 검찰과 경찰의 이런 비호 아래 2004년부터 5년 동안 5만명의 투자자를 끌어 모아 4조원대의 다단계 사기행각을 벌였고, 2008년 12월 중국으로 유유히 달아날 수 있었던 것이다.

조씨는 2012년 중국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기 피해자 단체는 검·경뿐 아니라 정치인 중에도 뇌물을 받고 조씨를 비호한 인사가 여럿 있고, 그의 사망도 한낱 ‘자작극’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 그를 봤다는 목격자의 증언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참에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조씨의 사망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풀어야 한다. 비호세력들도 샅샅이 파헤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법의 심판대에 올려야 할 것이다. 수만명의 피해자는 물론 국민들이 검찰 수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