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요섭 세종사이버대 부총장 “무인가 신학교 난립… 수준있는 온라인 강좌 준비”

입력 2015-01-08 00:20

“세종대가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진 학교라는 걸 잘 모르셨죠? 교내에 애지헌(愛智軒)교회가 있고 주 4회 채플과 주일예배를 드리는 학교입니다. 겉으론 드러나 있지 않지만 기독교 정신을 철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7일 서울 광진구 능동로 세종대에서 만난 이요섭(68·사진) 세종사이버대 부총장은 세종대의 기독교 정체성에 대해 “주명건 명예이사장이 독실한 크리스천이며, 창학 이념이 애지·기독교·훈민 정신”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정체성으로 인해 세종대는 올해 창학 75주년 비전선포식을 지난 2일 서울 중구 충무로 세종호텔에서 드린 신년감사예배 때 함께 개최했다.

세종대 교목실장을 겸임하고 있는 그가 걸어온 길은 독특하다. 기독교대한감리회 목회자의 아들로 태어나 서울미대 조소과를 나왔다. 1976년 미국 클레어몬트대로 유학을 가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78년부터는 미국 기독대학인 아주사퍼시픽대에서 경영학과 교수를 지냈다. 97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신학을 전공해 미국 감리교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이후 서울 화양감리교회와 우이감리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하다 2003년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와 교목실장으로 교편을 잡았다. 정년퇴직 후 지난해 7월부터 세종사이버대 부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부총장은 “‘원 월드, 원 유니버시티(one world, one university)’라는 말이 있듯 이제는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교육이 시대적 트렌드가 됐다”면서 “한국에도 21개의 사이버 대학이 운영되고 있는데 세종사이버대는 2000년 처음으로 교육부 인가를 받은 1호 사이버대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사이버대에 재학 중인 학생은 총 6000여명으로 이중 대학원생은 100여명에 이른다. 졸업생은 1만명이 넘는다. 교수는 35명이며, 직원만 5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학부는 영어학과 상담심리학과 재무금융경영학과 호텔관광경영학과 만화애니메이션학과 패션비즈니스학과 등 20개가 있으며, 대학원은 정보보호학과와 MBA학과가 있다. 학생은 인터넷으로 수업을 듣고 문의사항이 있으면 교수가 24시간 내 온라인으로 답변한다. 실습은 정기적으로 학교에 나와 하며, 절대평가로 시험을 치러 학점을 매긴다. 이 부총장은 “사이버대의 최대 장점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4년제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점과 일정 학점을 취득하면 타 대학으로 편입하거나 대학원 진학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주 오전 9시 애지헌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한다. 이 부총장은 “매주 강단에서 예배를 인도할 때 가장 행복하다”면서 “영혼구원과 이웃봉사를 목적으로 하는데 직분이 없는 초교파적 교회이기 때문에 교회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웃었다. 그의 친형은 목원대 총장을 지내고 지난해 9월 실천신대 총장에 취임한 이요한 목사다.

미술학도에서 경영학 교수, 목사에서 사이버대 부총장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의 남은 도전은 온라인으로 평신도 신학교육 및 신학생 육성, 목회자 재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부총장은 “한국에 검증되지 않은 무인가 신학교와 성경학교가 난립하는 상황”이라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신학자를 주축으로 양질의 온라인 강좌를 준비해 수준 높은 신학교육으로 한국교계를 섬기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