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지방재정 아는지 모르는지… 전국 시·도의회 의장단 유럽연수

입력 2015-01-07 03:14
전국 시·도의회 의장들이 경기 침체 장기화로 지방 재정과 서민 살림이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 해외 연수를 떠나기로 해 비난이 일고 있다.

6일 전국 시·도의장협의회 등에 따르면 오는 14일부터 23일까지 8박10일 일정으로 15개 시·도의회 의장들이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방문한다. 협의회 사무처 직원 3명도 동행한다. 이들은 이탈리아 볼로냐와 오르비에또, 스위스 취리히 등을 둘러볼 계획이다. 연수 경비는 1인당 약 400만원이다.

제주도의장과 경남도의장은 각각 건강상의 이유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다고 협의회는 설명했다. 협의회가 각 지방의회 분담금으로 예산을 마련하는 만큼 경비는 시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셈이다.

전국 의장단은 지난해 1월엔 인도에 다녀왔다. 지방 재정과 서민 살림이 어려운 상황에서 의장들이 지역마다 이슈가 다른 데도 일률적으로 벤치마킹을 떠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각 지역에서 이슈가 되는 안전문제, 협동조합, 슬로우 시티, 관광활성화사업 등에 대한 벤치마킹 차원에서 연수를 추진하게 됐다”며 “매년 초 선진국 사례 벤치마킹을 위한 의장단 연수를 진행해 왔으며, 그나마 의정 활동이 한적한 시기를 택해 가는 것”이라고 연수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인천지역 시민단체인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관계자는 “지역마다 사정이 다를 텐데 의장들이 다 같이 벤치마킹을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일정에 대해 제대로 된 검증 과정을 거쳤는지, 외유성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선진 문화를 나가서 보고 오는 것은 필요하고 좋은 일이라고 주장했던 노경수 인천시의장은 비난이 거세지자 “협의회 부회장이지만 일신상의 이유로 불참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