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발간된 ‘2014 국방백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와 탄도미사일 능력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을 정도로 진전됐다고 기술된 점이다. 북한이 남한에 비해 우세한 비대칭 전력 분야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재래식 전력도 대폭 보강했다. 병력을 늘렸고 해군력도 증강했다. 독도 영유권 주장을 지속하는 일본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해 비판했다. 동북아 안보 상황과 한·미동맹, 군사외교 현황 등도 담겼다.
◇북한군 전력 지속 증강=국방부가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를 처음 공식 인정한 것은 2013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핵무장 능력이 한 단계 진전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핵무기 소형화에 대한 구체적 첩보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핵 보유국들이 1차 핵실험 후 2∼7년이 경과하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1차 핵실험은 2006년이었다.
장거리 미사일 능력에 대한 평가는 2012년 12월 북한이 발사한 ‘은하 3호’가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을 기점으로 변했다. 장거리 미사일 사거리도 ‘2012 국방백서’에선 ‘대포동 6700㎞’였으나 이번 백서에서는 ‘대포동 2호 1만㎞’로 달라졌다.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거리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 셈이다. 단 아직 작전배치는 안된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이 자강도와 양강도 일대 군수시설 경비와 국경 강화 차원에서 1개 정규 군단을 창설한 것도 백서에 실렸다. 이에 따라 정규 군단은 10개로 늘었다. 지상전력도 전차는 주력 T-54, T-55에서 천마호, 선군호로 바뀌었고 보유 대수도 100여대 증가했다. 장갑차는 300여대, 다연장 방사포는 700여문 증가하는 등 포병 전력과 기계화보병여단이 강화됐다.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특수부대용 침투 대기시설을 전 전선에 걸쳐 구축했다. 유사시 특수전 전력 투입을 신속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공군은 전투기는 늘지 않았으나 병력은 1만명 증가해 최근 항공·반항공 전략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남측의 전투기 및 공대지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는 ‘방공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공군 병력 증가에 따라 총 병력은 120만명으로 늘어 남한 병력(63만명)의 배 수준이다.
남한에 비해 열세인 해군력도 대폭 보강했다. 우선 재래식 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신형 잠수함을 건조 중이다. 실전 배치되면 은밀하게 침투해 근거리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침투용인 ‘파도 관통형 고속선박(VSV)’도 개발하는 등 기습침투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퇴행적 인식 벗어나야=일본에 대한 기술은 “북핵 위협 등 주요 안보 현안에 대해선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한다”는 것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전 백서와 달리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퇴행적 역사인식이 양국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나가는 데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부당한 영유권 주장은 ‘엄중하게 대처한다’고 못 박았다.
2012 국방백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대한민국 영역’ 지도에 독도 상공을 초계비행하는 공군 전투기 사진을 실었다.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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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7 01:46 수정 2015-01-07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