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택연금 중인 푸틴 정적 나발니, 전자감시 장비 자른 사진 블로그에 올려

입력 2015-01-07 03:43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부당한 가택 연금 조치에 대한 항거의 의미로 5일(현지시간) 잘라낸 전자 감시 장비. 나발니 블로그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38·사진)가 판결 이후에도 계속된 가택 연금에 항의하기 위해 전자 감시 장비를 자른 사진을 블로그에 게재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프랑스 화장품 회사 이브 로셰의 러시아 지사로부터 2700만 루블(약 4억9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나발니는 이날 자신이 여전히 ‘불법 연금’에 처해 있다며 이에 항의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나발니는 “내게 필요한 것은 사무실과 집을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라며 “판결이 나온 뒤에도 계속 가택 연금돼 있는 사람은 러시아 사법 역사상 내가 처음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전자 감시 장비를 자르기 위해 주방에 있는 가위를 사용해 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변호사 출신으로 반(反)푸틴 운동의 대표주자였던 나발니는 이미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수차례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30일 러시아 법원이 나발니에게 징역 3년6개월에 같은 기간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동생 올렉에게는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자 모스크바 등지에서 ‘정치적 판결에 의한 야권 탄압’이라며 대규모 항의 시위가 열렸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