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떠밀려… 은행, 대출이율 소폭 인하

입력 2015-01-07 02:05

다음 달부터 일부 시중은행의 대출 연체이자율이 낮아질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여론 압박에 미적대던 은행들이 금융감독원의 지도 공문을 받고 인하로 방향을 잡았다. 중도상환수수료 인하에 대해서는 아직 눈치 보기를 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외환·우리·씨티·SC은행 등이 연 17∼21%에 이르는 대출 연체이자율을 일제히 내리기로 했다. SC은행(연 21%)은 연 18%로, 신한·하나·외환·우리은행은 연 17%에서 2% 포인트 낮춘 15%로 대출 연체이자율 상한을 설정했다. NH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은 각각 연 15%와 연 11%로 현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총 0.5% 포인트 인하했지만 연체이자율은 그대로였다. 금감원은 연체이자가 대출을 제때 갚지 않은 데 대한 징벌적 성격이 강하지만, 시장금리 흐름을 고려할 때 맞지 않는다고 보고 각 은행에 새로 산정할 것을 주문했다.

비슷한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대출상환수수료는 1년 넘게 꿈쩍하지 않고 있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가계들이 더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정부가 유도하고 있지만, 중도상환수수료가 걸림돌이다. 3년 내 상환할 경우 은행들은 대개 1.5% 정도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2011년 한 차례 개편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11월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중도상환수수료 체계 개선 방안’ 세미나에서 최성현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변동금리대출은 대출자가 금리 변동의 위험을 짊어지기 때문에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관련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며 “이를 반영해 중도상환수수료가 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은행들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저금리로 순이자마진(NIM)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수수료와 대출금리마저 계속 낮추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은행 본연의 업무를 하지 말라는 건지 답답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