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인 동시에 역사·지리·문화적 배경 속에서 살아내고 기록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때문에 지금 우리의 시각이 아니라 그들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국제예수전도단 스위스 로잔 성경연구학교(SBS) 교장인 이지웅(43) 목사는 “다윗이 왜 골리앗과 싸울 때 물맷돌 5개를 준비했는지 아느냐”며 “성경이 기록될 당시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만난 이 목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성경을 대할 때는 두 가지 원칙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관성과 객관성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일관성이란 성경 한 권에서 어느 구절을 해석하든 동일한 태도와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다. 객관성은 성경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며 읽는 것이다. 두 원칙은 본문의 핵심을 알아내는 기본 틀이다. 예를 들어 고린도전서는 사도바울이 AD 50년쯤 에베소에 머물며 기록한 편지다. 따라서 고린도전서를 읽을 때는 사도바울의 3차 전도여행 당시의 고린도교회 입장과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성경 본문의 핵심을 파악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이 목사는 “대개 70∼80%가 성경 안에 답이 있다. 정독하며 찬찬히 살피는 게 중요하다. 영어성경 등을 대조해도 좋다”고 말했다. 성경 당시 문화나 배경 이해와 관련해서는 “배경주석서나 관용어 사전, 성경지도를 적극적으로 참조하라”며 “웬만한 해설 성경만 활용해도 의미 파악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성경의 경우 ESV나 NRSV 등 원문에서 직역한 번역본을 추천했다. 또 관주성경도 적극 사용하라고 했다. 관주성경의 관주는 신구약이 하나로 연결된 성경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장치라고 했다.
이 목사는 최근 논란이 된 ‘12월 전쟁 예언설’은 잘못된 성경 이해의 결과라고 했다. “예언은 권면입니다. 모든 은사는 교회를 세우고 덕을 세우는 것이 목적이지 겁을 주는 게 의도가 아닙니다. 이번 전쟁 예언에는 어떠한 덕도 사랑도 없었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 아닙니다. 예언에도 하나님의 성품은 드러나야 합니다.”
요한계시록에 대해서도 무서운 책이 아니라 소망을 주는 책이라고 했다. “제5복음서라 불리는 요한계시록은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인지를 설명하는 책”이라며 “부담스럽게 읽어야 할 책이 아니라 소망을 가지고 다시오실 예수님, 만왕의 왕으로 오실 그분을 묵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최근 성남시와 울산시 등에서 열린 사경회에서 말씀을 전했다. 로마서와 빌레몬서, 에베소서 전체를 강해했다. 지난달 성탄절에는 그가 협동목사로 있는 높은뜻푸른교회에서 말씀사경회를 열었다. 성도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는 “예배당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성도들이 그만큼 말씀에 목말라 한다는 증거”라며 “진정한 말씀 읽기를 통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증거하는 그리스도인이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목사는 어릴 적부터 성경 읽기를 좋아했다. 부모님의 성경 읽기 표정이 너무 행복해보여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는 그는 청년 시절 100독을 돌파했고 군 복무 시절에도 성경을 읽고 싶어 성경을 찢어 보초근무를 설 때마다 읽었다. 이사야와 시편 등은 구구절절 외우다시피 했다.
그는 신학교에 갔지만 성경 66권 전체를 조망하는 공부는 없다는 것을 알고 졸업 후 성경학교를 찾다가 영국 예수전도단이 제공하는 귀납적 성경연구학교에 들어갔다. 9개월 동안 성경 전체를 수없이 읽으며 꿈같은 날을 보냈다. 이후 2002년부터 한국 예수전도단 열방대(제주)에서 성경교사로 활동했다. 이 목사는 그동안 배우고 강의한 내용을 묶은 ‘말씀을 읽다’(예수전도단)를 최근 출간했다.
인터뷰 말미에 다윗의 물맷돌이 5개인 이유를 물었다. “블레셋을 구성하는 다섯 개의 부족과 관련이 있습니다. 당시 다윗이 쓰러뜨린 골리앗은 블레셋 대표 장수가 아니라 가드 부족의 장수였거든요. 블레셋은 가드를 포함한 가사와 아스돗, 에그론, 아스글론 등 5개 부족 연맹체를 일컫는 말이구요(수 13:3). 따라서 블레셋과 싸운다는 것은 5개 부족과의 싸움이며, 다윗은 이를 고려해 물맷돌 5개를 준비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다윗이 골리앗과 싸울때 물맷돌 5개 준비한 이유를 아십니까?
입력 2015-01-08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