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장난감과 아동복에서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이 무더기로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허용 기준치의 600배가 넘는 납 범벅인 장난감도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어린이 안전과 관련 있는 공산품과 생활용품 1256개를 조사해 35개 제품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대상은 완구 11개, 유·아동복 5개, 어린이용 장신구 2개 등이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중국과 베트남에서 만들어졌다.
유해성분 함량은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장식용품에서 높았다. 중국산 러블리 커플 반지는 납 성분이 허용기준의 최대 665배, 프리티 자석 귀고리는 최대 415배를 넘겼다. 이 두 제품은 카드뮴 허용치도 각각 33배, 29배 초과했다. 모형 자동차와 아동복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급 승용차를 본떠 만든 중국산 제품은 납이 127배, 니켈이 4배를 넘겼고 이랜드월드패션사업부가 수입한 아동용 재킷은 카드뮴 성분이 126배를 넘겼다. 납은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때 모형이 빨리 만들어지도록 안정제 역할을 하고, 카드뮴은 색상을 선명하게 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보라매완구가 수입해 판매한 중국산 장난감 물총 제품은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치의 200배를 웃돌았다. 이 성분은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생식기능과 성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환경부가 지난 2년 동안 전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체내 유해물질 농도를 조사해 최근 발표한 결과를 보면 프탈레이트 농도는 성인의 1.5배에 달했다. 이는 2012년 어린이 용품에 대한 중금속 허용치를 강화한 정부의 방침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화학물질에 민감하고 체내에 흡수된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중금속에 오염되면 호흡기를 해치고 알레르기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어린이 용품에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철저히 감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도 이참에 더욱 강력한 기준을 만들고 규제와 처벌도 엄중하게 해야 한다. 수입 어린이 용품의 전반적인 조사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사설] 완구·아동복에서 중금속이 검출되다니
입력 2015-01-07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