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탈영병, 작년 말 접경서 中주민 4명 살해

입력 2015-01-06 04:51
북한군 탈영병이 지난해 말 북한 접경 중국 지역에서 주민 4명을 살해하고 도주했다가 중국 당국에 체포된 사건이 발생했다.

5일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허룽시 난핑진에서 북한군 탈영병이 민가 여러 곳을 돌며 총기를 발사해 주민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범인은 사건 당일 중국 군·경에 붙잡혀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핑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함경북도 무산시와 마주해 있으며 북한산 철광석이 중국으로 반입되는 주요 통로다.

중국 정부도 이런 사실이 있었음을 이례적으로 확인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중국은 이미 북한 측에 교섭을 제기했다(항의했다)”면서 “중국의 공안 부문이 법에 따라 이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북한에 항의의 뜻을 전달한 만큼 북·중 관계가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 소식통은 “식량난 이후 북한 병사나 주민이 중국 쪽으로 넘어와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종종 있었다”면서 “이번 사건이 북한군 내부에 특별한 변동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고, 북·중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2013년 12월에는 20대 탈북 남성이 옌볜주 옌지시 민가에 들어가 70대 조선족 부부를 살해하고 2만 위안(360만원)을 훔쳐 베이징으로 달아났다가 중국 공안에 붙잡힌 바 있다.

옌볜주 변방지대(국경수비대)는 북한과 국경을 맞댄 외딴 산간이나 강가에 촌락이 많아 강력 범죄 발생에 따른 치안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2012년에는 신고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 600대를 주민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