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눈’으로 본 한국 사회동향 2014] 다문화·노인·SNS 목회… 선택 아닌 필수가 됐다

입력 2015-01-06 02:27 수정 2015-01-06 17:24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4'는 급변하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축약하고 있다. 인구를 비롯해 교육과 노동, 문화와 여가, 안전, 사회통합 등 11개 영역 가운데 목회와 선교, 성도 양육 등 교회에서 적용할 수 있는 부분들을 현장 목회자와 신학자의 시각에서 다시 들여다봤다.

◇‘다문화 목회’ 본격 준비해야=경기도 하남 ㈔국제외국인센터 이주민 한국어 교실은 지난달 7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중국 일본 베트남 태국 등 10여개국 출신의 이주민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센터를 설립한 김찬호(올네이션처치) 목사는 5일 “다문화가정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오는 3월 개강하는 한국어 교실 수강생은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늘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문화가정의 증가는 곧 다문화가정 학생의 증가와 직결된다.

사회동향 통계에 따르면 2013년 다문화가정 학생은 5만5780명으로 2009년(2만6015명)에 비해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학생수(한국학생 포함)는 13% 감소했다.

현장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다문화 목회를 적극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장훈태 백석대 교수는 “다문화가정과 더불어 그 자녀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는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은 가치관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목회자가 ‘다문화’에 대해 성경적으로 어떻게 적용하고 설교하며, 성도들을 양육해야 할지 깊이 있게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2년째 다문화 사역을 펼치고 있는 유해근(서울외국인근로자선교회) 목사는 “교회의 다문화 사역은 이미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이 되고 있다”면서 “교사와 성도들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적응 교육과 다문화 학생을 위한 교회학교 프로그램도 연구·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마트 미디어, 전도 핵심 수단 부상=통계청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률은 2010년 3.8%에서 2013년 68.8%로 급증했다. 특히 20∼30대의 이용률은 95% 이상이었다. 스마트폰 이용자 5명 중 1명꼴(21.2%)로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SNS는 다음세대를 대상으로 한 효과적인 전도·선교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선교신학회 회장 전석재 백석대 교수는 지난달 개최한 포럼에서 “SNS를 활용해 미래 세대와 접촉점을 구축하고 의사소통을 통해 복음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NS의 위력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일례로 유기성(선한목자교회) 목사나 김동호(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 목사는 대표적인 ‘페이스북’ 스타다. 각각 ‘친구’ 숫자가 수천∼수만 명에 이른다. 이들 목사는 수시로 성경과 목회, 간증, 일상생활 등의 글을 올려 공유하거나 토론하며 젊은이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노인복지 ‘사각지대’ 사역은 지역교회가=취업 봉사활동 등 노인의 참여활동 정도에 따라 분류한 ‘사회적 고립 비율’(2013)을 보면 4명 중 1명꼴(25.9%)로 ‘고립’ 또는 ‘거의 고립’ 상황이었다. 고립은 사회적 활동이 전혀 없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85세 이상은 이 같은 비율이 39.0%로 나타났고, 미혼자 집단은 절반 이상(55.7%)으로 치솟았다.

손의성 배재대 복지신학과 교수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목회 없이는 한국교회의 미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돌볼 수 없는 처지의 계층, 즉 복지 사각지대의 노인계층은 충분히 지역 교회의 사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자체와 교회 간 공조 등을 통해 돌봄 서비스 등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2.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국 평균(30.1%)보다 낮았다.

김선일 웨스터민스터대 신대원 교수는 “우리 사회가 점점 핵가족화되고 ‘각개전투’로 살아가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타인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있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지역 교회는 주민의 일상으로 뛰어들어 지역 공동체들과 연대하며 소통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