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2012년 대선출마 포기선언 직후 “민주당과 같이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주장이 5일 그의 대선캠프 출신 인사들에 의해 공개됐다.
강동호 뉴딜정치연구소장은 7일 출간 예정인 대담집 ‘안철수는 왜?’라는 책을 통해 안 전 대표가 대선출마 포기 후 한 포럼에서 이같이 발언했다고 주장했다. 대담집에는 함께 활동하던 강연재 오창훈 변호사, 정연정 배재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강 소장 등은 당시를 회상하며 문재인 의원을 거친 톤으로 비판했다. 오 변호사는 “(문 의원이) 새정치의 가치나 명분은 들을 생각도 안 하고 그냥 일정에 맞춰 ‘얼굴마담’ 같은 선거운동만 해달라는 식이었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도 “1, 2등을 다투는 학생에게 3등이 끝까지 자기가 나설 테니 양보하라고 하는 것은 희한한 주장”이라며 “안 전 대표에 대한 폭발적 지지를 보였던 국민의 심정을 너무 가볍게 여긴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문 의원 측은 대담집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똘똘 뭉쳐 단합해도 모자랄 시점에 진실게임 양상을 초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안 전 대표도 지금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공개 반박은 하지 않았지만 불편함은 감추지 않은 셈이다. 당내에서는 “안철수를 팔아 ‘자기 정치’를 하려는 것 아니냐”거나 “안 전 대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에 체류 중인 안 전 대표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그는 “책 발간 과정에서 사전에 저와 상의한 적이 없다”며 분명하게 밝혔다. 이어 “당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시점에 지난 대선에 관한 불필요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유감”이라며 “지난 대선 이후의 정치적 선택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본인 의도와 무관하게 당내 세력구도 재편에 점차 빨려들어가는 모양새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이 이렇다 할 유력 당권주자를 배출하지 못하자 ‘안철수 역할론’이 부상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기남 한국정치리더십센터 소장 등 안 전 대표 측근들이 15일 ‘대안세력’ 창출을 논의하기 위해 모임을 갖기로 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 측은 “지금 새정치연합의 창업주로서 (안 전 대표는) 탈당이라든지 신당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심상찮은 안철수… “민주당과 같이 갈일 없을 것” 대담집 논란
입력 2015-01-06 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