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현의 택배 집배소에서 일하는 남성 직원(56)은 해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화물은 몰리는데 작업 현장에서 함께 일할 젊은이들이 계속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그는 30㎏ 가까이 되는 화물을 별 어려움 없이 들고 날랐다. 등에 모터가 달린 특이한 장비(사진)를 멘 채로 일했지만 그는 오히려 힘이 덜 든다고 했다.
비결은 그가 메고 있는 이 장비에 있었다. 전자업체 파나소닉의 자회사인 액티브링크사가 개발해 업체에 시험용으로 대출해준 이 장비는 근로자가 물건을 들어올릴 때 15㎏의 무게를 보조하는 일명 ‘어시스트(도움) 로봇’이다.
최근 일본 산업현장에서 무거운 짐을 편하게 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시스트 로봇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전했다. 신문은 이 로봇이 물류 건설 농업 등 젊은 인력이 부족한 일본의 노동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소개했다.
로봇은 주로 임대 형태로 산업현장에 보급되고 있다. 어시스트 로봇 임대 사업을 본격화하고 나선 미쓰이물산은 올해 대규모 로봇 생산에 들어가 가을까지 1000대 이상을 임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당 월 5만엔(약 46만원)에 로봇을 임대할 수 있다.
또 다른 임대기업 사이버다인사도 지난해 10월부터 자신들이 개발한 로봇 ‘HAL(하르)’를 일본의 5대 건설사 중 하나인 오바야시사에 임대했다. 근로자가 이 로봇을 착용한 뒤 물건을 들기 위해 허리를 펴면 뇌 속의 전기신호를 읽어내 드는 힘의 최대 40%만큼 힘을 보조해 준다.
당초 이 로봇은 인체의 생체 신호를 읽어내 장애인 또는 노인들이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자리에 앉을 때 돕는 역할로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산업현장에서 작업을 돕는 역할로까지 용도가 확대됐다.
대당 임대료가 월 10만엔(약 92만원)이 넘지만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업체 측은 올해 임대 규모를 당초의 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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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6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