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내수 침체 속에서도 백화점 VIP 고객의 씀씀이는 오히려 커졌다. 반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싼 가격을 찾아 해외 직구나 온라인 쇼핑 등의 유통 채널로 갈아타고 있다.
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갤러리아 명품관의 파크제이드(연 2000만원 이상 구매고객) 등급 고객의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평균 객단가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0% 정도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최상위 고객(연 1억원 이상 구매고객)의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객단가도 14.1% 증가했다. 다른 백화점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VIP 등급의 씀씀이는 전년 대비 커졌다.
고가 제품도 성장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11월 롯데백화점 전 지점의 해외 패션 및 해외 시계·보석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4%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백화점 전체 매출(식품 부문 제외)에서도 해외 유명 브랜드 부문만 전년 대비 0.8% 성장하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지 않았다.
반면 나머지 보통 소비자들의 지난해 3분기까지 백화점 분기별 매출 증감률은 -1.6∼1.5% 사이를 오갈 정도로 거의 정체됐다.
대신 보다 싼 가격으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과 해외 직구는 크게 증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모바일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은 지난해 10월까지 전년 대비 매달 플러스 성장을 해왔다. 특히 1·5·6월 세 달을 제외하면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해 왔다. 해외 직구 역시 크게 늘어 지난해 1∼10월 직구 금액은 1조3589억원으로 2013년 전체 기록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전체로는 2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봐도 고소득층은 경기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어느 정도의 소비 수준을 유지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반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이 용이해지면서 보다 싼 가격에 제품을 구할 수 있는 채널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서민은 “싸게 더 싸게” 직구로 갈아타는데… 백화점 VIP 매출 최대 21% 뜀박질
입력 2015-01-06 0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