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창설 이래 처음으로 순경 출신 총경 부부가 탄생했다.
경찰청은 서울 마포경찰서 구본숙(57·여·사진 왼쪽) 112종합상황실장(경정) 등 86명을 총경 승진 예정자로 선발했다고 5일 밝혔다. 구 경정은 2011년에 총경으로 승진한 김성섭(58)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의 아내다.
그는 1977년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경 공채 28기로 순경에 임용됐다.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 송민주 동해서장, 김경자 영월서장, 이광숙 옥천서장 등이 동기다.
경남경찰청에 근무하던 중 당시 전투경찰로 작전상황실에 근무하던 김 총경을 만났다. 고향이 충남으로 같았던 두 사람은 순경과 전경의 신분으로 만남을 이어가다 김 총경이 1979년 순경으로 경찰에 투신하면서 ‘사내 커플’이 됐다. 2년 뒤에는 결혼에 골인했다.
경찰업무 특성상 순환근무가 많아 부부가 떨어져 지내는 일이 많았다. 2011년 구 경정이 마포서 경무과장으로 일할 때에 김 총경은 약 330㎞ 떨어진 경남 하동경찰서장으로 근무해 한 달에 한 번 만나기도 쉽지 않았다.
부부는 휴가 때마다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상위권 성적으로 순경에서 경위에 이르기까지 승진을 이어갔다. 김 총경이 승진하면 바로 뒤따라 구 경정이 승진하는 등 서로를 격려하며 결국 부부가 나란히 ‘경찰의 꽃’이라는 불리는 총경 계급장을 달았다.
구 경정은 “전체 경찰의 95%가 넘는 순경 입직 경찰관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는 생각에 한없이 기쁘다”며 “앞으로 후배들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부끄럽지 않은 총경 부부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사상 첫 ‘순경 출신 부부 총경’ 탄생
입력 2015-01-06 0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