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름 동안 프로농구에선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기록이 두 개나 나왔다. 하지만 프로농구를 주관하는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시상과 축하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 SK 주희정(38)은 9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1997년부터 무려 19년 동안 코트를 지키며 누구도 밟지 못한 고지에 올랐다. 지난 4일에는 원주 동부의 간판 김주성(36)이 고양 오리온스전에서 11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총 3829개로 통산 리바운드 부문 2위인 조니 맥도웰(전 현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럼에도 KBL은 이에 대한 ‘수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주희정의 경우 구단 차원에서 시상을 하고 다른 구단에서도 축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자 대기록 달성 사흘 후에 부랴부랴 특별상을 시상했다. 김주성은 아예 시상식 계획 자체가 없다. KBL 관계자는 5일 “100, 500 등으로 끊어지는 단위별로 시상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프로농구(NBA)는 다르다. 지난달 15일 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제치고 통산 득점 3위에 오르자 NBA는 일부러 경기를 멈추고 기립박수를 보내는 이벤트를 연출했다.
선수들도 서운한 눈치다. 김주성은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가 있고 미래도 있다고 본다”면서 “이러한 가치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KBL이 김영기 총재 취임 후 리그 흥미도를 높이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고 하는데, 정작 이런 이벤트를 날려버리는 게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타임아웃] 대기록 달성 축하에 인색한 KBL
입력 2015-01-06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