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일본의 도발이 심상찮다. 일본 정부는 연초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억지 주장을 담은 17분짜리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세계인이 즐겨 보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린 행위는 자국민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에게 독도 영유권을 보다 깊이 각인시키려는 것으로, 우리 고유 영토에 대한 명백한 침략이다.
동영상은 70, 80대로 보이는 전직 초등학교 교사인 한 여성이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자신이 지은 그림책 ‘메치(강치의 일본식 이름)가 있던 섬’ 내용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일본 내각 소속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이 초등학생 교육용으로 만든 동영상을 보면 어처구니없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를 길 없다. 동영상은 “독도는 한 번도 다른 나라 영토가 된 적이 없다” “한국이 갑자기 독도를 점령해 지금은 (일본인이) 접근할 수 없다”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역사 왜곡 차원을 넘어 날조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반면 독도 강치가 일제 강점기 일본 어부들의 남획으로 멸종됐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조차 외면했다. 왜곡·날조된 역사를 배운 어린 일본 초등학생들이 커서 어떤 역사관을 가질지는 물으나 마나다.
지난달 총선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한 이후 일본의 우경화가 더욱 노골화될 거라는 점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아베 집권 이후 퇴보를 거듭하는 비정상적 한·일 관계가 현 추세대로라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집권 자민당이 당 총재 연임을 제한한 당 규약을 개정해 아베의 장기 집권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중임인 현행 총재 임기를 3연임까지 가능하도록 규약을 고치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아베는 최장 2021년 9월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한·일 수교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올해 양국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려면 일본 정부가 앞장서서 그릇된 역사인식을 바로잡는 게 선결과제다. 그럼에도 아베정부는 되레 어깃장을 놓듯 일방적인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국정부의 지혜로운 대응이 더 절실해졌다. 적대적 국제관계를 유도하는 듯한 아베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만도 적지 않은 만큼 명분과 당위성을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한편 일본과의 대화와 협력의 틀을 거듭 구축함으로써 양국관계를 훼손하려는 아베정부의 도발이 더 이상 자유롭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장과 입장이 달라도 공존을 위해서는 대화를 계속하면서 우리의 주장을 일본에 요청하는 적극공세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사설] 한·일수교 50주년 벽두부터 독도 도발 가당찮다
입력 2015-01-06 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