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부터 담뱃값이 인상되고 금연구역이 확대되면서 새해부터 금연을 결심하는 흡연자들이 대폭 늘었다. 담뱃값 인상은 이미 현실화됐다. KT&G는 정부의 제세부담금 인상에 따라 시판중인 제품의 판매 가격을 갑당 200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이 팔리는 가격대인 2500원짜리 담배는 4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흡연자들은 담배를 끊든지, 돈을 더 주고 담배를 피우든지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담배를 무작정 끊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금단증상 때문에 금연을 지속하기 어렵다. 금연에 실패하는 주된 이유는 금연을 ‘의지’의 문제로만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연도 ‘전략’을 가지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자의 뇌는 이미 니코틴에 길들여져 있다. 뇌가 니코틴이 쾌감을 준다는 것을 학습해버린 상태여서 ‘끊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금연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니코틴은 흡연 중독을 일으키는 원인물질로, 담배를 피우면 7초 안에 뇌로 전달돼 안락감을 주며, 20∼40분 후 효과가 사라진다. 니코틴을 갑자기 중단하면 금단증상과 흡연욕구가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연으로 인한 니코틴 금단증상을 극복하지 못하면 더 강력한 니코틴 의존증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니코틴 의존증이 있는 흡연자들을 위한 대안은 없을까. 우선 보건소,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방문해 니코틴 중독여부를 파악한 후, 자신에게 적합한 금연계획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금연친구를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담배를 끊은 친구를 둔 사람의 금연 성공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6%나 더 높았다. 목표와 전략을 세웠다면, 계속해서 동기를 부여해줄 금연 동반자를 찾아보자. 가능한 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과 함께하고 술자리는 피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금연에 실패했다면 ‘니코틴 대체요법’의 도움을 받아 볼 만하다. 이는 보다 확실하게 금연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니코틴 대체요법은 패치나 껌 등을 통해 담배 유해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 니코틴을 공급해 담배에 대한 의존성 및 금단현상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니코레트(한국존슨앤드존슨)’ 같은 제품들이 인기다. 니코레트는 스웨덴 해군의 흡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67년 개발된 세계 최초의 금연보조제다. 반세기 동안 전 세계에서 사용돼 임상적으로도 흡연욕구 완화 효과가 입증돼 있다. 니코레트는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할 때보다 첫 주 금연 성공률을 두 배 이상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국내에는 ‘니코레트 인비지패치’와 ‘니코레트 껌’ 등 두 가지 제형이 단계별로 출시돼 있다. 모두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병구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한국임상약학회 회장)는 “니코틴 대체요법은 안전성이 입증되고 높은 금연 성공률을 가진 보조적 치료법으로 흡연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금단증상과 흡연욕구를 제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금연을 결심했다면 전문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금연보조제 제형과 사용량, 사용법, 사용기간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외에도 ‘물 자주 마시기’, ‘규칙적인 운동하기’, ‘심호흡하기’와 더불어 흡연욕구가 들 때는 ‘금연 지지자에게 전화하기’, ‘다른 생각에 몰두하기’와 같은 습관을 기르면 금연에 도움이 된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담배 끊기는 의지 아닌 전략서 판가름
입력 2015-01-05 0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