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페어’ 정유진-디마테, 평창올림픽 도전합니다

입력 2015-01-05 03:43
한국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을 대표할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정유진(가운데)과 루카 디마테(이탈리아·왼쪽)가 4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잉고 슈토이어(독일·오른쪽) 코치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7∼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전국남녀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연합뉴스

오는 7∼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제69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는 2018 평창올림픽에서 전 종목 출전을 목표를 내세운 한국 피겨에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지는 무대다. 바로 1990년대 초반 이후 명맥이 끊어진 한국 페어스케이팅이 다시 첫 걸음을 내딛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9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실시한 트라이아웃을 통해 페어 2개 팀을 구성했다. 한국 남자 피겨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만큼 해외에서 외국인 남자 ‘짝꿍’을 찾은 것이다. 이렇게 해서 결성된 팀이 바로 정유진(16·정화여중)-루카 디마테(25·이탈리아), 최휘(17·수리고)-루이스 마넬라(20·브라질)다. 아이스댄스에서는 레베카 김(17)-키릴 미노프(러시아)를 필두로 유망주들이 속속 등장했지만 페어는 지금부터 기반을 쌓아야 한다. 다만 두 팀이 지난 11월부터 연습에 들어간 만큼 페어는 이번 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선보인다.

두 팀은 세계선수권대회 5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의 알리오라 사브첸코-로빈 졸코비를 어린 시절 가르쳤던 잉고 슈토이어(49·독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대회를 준비 중이다. 훈련이 한창인 4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만난 정유진-루카 디마테는 “시범경기라고는 하지만 호흡을 맞춘 지 겨우 두 달 밖에 안 된 상태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게 부담스럽다”면서도 “하지만 한국 관객들에게 페어를 알릴 수 있는 기회여서 기대도 된다”고 입을 모았다.

정유진은 원래 싱글 선수였지만 빙상연맹의 페어 구성 공고를 보고 종목 전환을 결정했다. 그는 “원래 페어에 관심이 있었던 데다 평창올림픽에 도전하고 싶었다”면서 “다행히 디마테가 경험이 많기 때문에서 잘 리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디마테는 원래 페어 선수로 2012 유럽선수권대회에서 1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어릴 때부터 페어를 전문으로 해온 그는 지난 시즌 여자 파트너가 싱글로 전향한 이후 새로운 파트너를 찾던 중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트라이아웃에서 정유진을 만나게 됐다. 디마테는 “연습에 돌입한지 겨우 2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유진이 페어 요소를 빨리 습득하고 있다”며 “아직은 어렵지만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또렷한 한국말로 “평창올림픽에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유진-디마테는 8일 이번 대회에서 미국 가수 마일리 사이러스의 ‘굿바이’에 맞춰 쇼트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를 던지면서 하는 ‘스로우 점프’ 등 페어의 필수요소들을 다 넣을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대회에서는 ‘포스트 김연아’를 자임하는 유망주 간 승부도 펼쳐진다. 특히 여자 싱글의 박소연과 김해진, 남자 싱글의 김진서와 이준형 등 라이벌들의 대결이 흥미롭다. 김연아는 마지막 날인 9일 시상자로 등장해 후배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