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형 지배구조가 배당 확대의 최대 걸림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형 그룹의 배당성향은 60%에 달한 반면 순환출자형 그룹은 13%에 불과했다. 정부가 사내유보금 과세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기업의 배당 확대를 독려하고 있지만 순환출자형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고는 실효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기업분석 업체인 CEO스코어가 2013년 30대 그룹 1220여개 계열사를 조사한 결과 배당성향은 22.5%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순이익 50조3600억원 중 11조3000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국내 12월 결산 상장법인 전체의 평균 배당성향 21.1%와 비슷한 수준이다.
30대 그룹의 배당성향을 기업 지배구조 형태별로 구분해보면 삼성·현대차 등 9개 순환출자형 그룹의 배당성향은 13.3%로 30대 그룹 평균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주회사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춘 SK, LG, GS 등 14개 그룹은 배당성향이 59.3%에 이르렀다. 순환출자형 그룹보다 배당성향이 4.5배 정도 높은 것이다.
특히 지주회사형 그룹이 전체 30대 그룹의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2%에 불과하지만 배당액 비중은 40.2%이나 돼 기업 지배구조별 배당성향의 차이가 확연했다. 대주주 일가가 없는 포스코·KT 등 5개 그룹은 배당성향이 75%로 가장 높았다.
이처럼 순환출자형 그룹들이 배당에 소극적인 것은 계열사들이 순환출자 고리로 엮여 있어 배당을 확대할 경우 세금을 이중삼중으로 납부해야 하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가령 삼성전자가 배당을 하면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은 영업외수익이 늘어나 법인세를 그만큼 더 납부해야 하고, 삼성생명이 배당하면 마찬가지로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 등은 법인세를 그만큼 더 내야 한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순환출자 고리에 연결된 기업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 부담은 늘어나 배당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60% vs 13%… 지주사형 그룹, 순환출자형보다 ‘배당성향’ 4.5배 높아
입력 2015-01-05 0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