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들이 창조적 혁신의 주역으로 나서라

입력 2015-01-05 00:59
새해를 맞는 재계의 경영 화두에는 위기의식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주요 기업 총수들과 경제단체장들은 올해의 경영환경이 그 어느 해보다 불확실하고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내외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만큼 재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말 기사에서 2015년 세계경제는 1990년대 말 금융위기 때의 복사판과 같은 징후가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우려된다는 이 같은 지적은 가뜩이나 갈 길 먼 우리에게는 엄청난 압박이다. 우리 경제는 저성장과 디플레이션, 가계부채는 물론 신흥국 불안과 환율전쟁이라는 안팎의 악재에 둘러싸여 있다. 지난해 최경환 경제팀이 금리를 내리고 부동산 불씨를 지피는 등 확장재정을 통해 경기를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폈으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따라서 박근혜정부 집권 3년차를 맞는 올해가 한국경제의 ‘골든타임’일 수밖에 없다. 골든타임의 원뜻은 응급환자가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제한된 시간을 말한다. 2015년은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 다시 한번 도약의 계기를 맞을지, 아니면 저성장의 긴 터널로 빠져드는 순간이 될지 우리에게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다.

결국 경제를 살리는 것은 기업이다. 기업인들이 신바람 나게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해야겠다. 최근 대통령이 직접 기업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크게 완화하겠다고 하고 정치권에서 수감 중인 기업인들의 선처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다. 정부도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의 내실을 다지겠다고 하니 기대해 볼 만하다.

이제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밝히지 않아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일자리 창출에 대한 분명한 언급이 부족해 젊은층의 취업 의지를 꺾는다는 지적이다. 일자리는 기업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며 훌륭한 사회적 책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보다 능동적으로 나서야겠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신기업가 정신’은 우리 기업인들이 경청할 만하다. 박 회장은 ‘선배 기업인들의 도전정신에 합리적 의사결정과 창의와 협업의 정신’을 신기업가 정신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가 정신’이란 슘페터가 강조한 개념으로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창조적 파괴’를 바탕으로 기업을 일으킨다는 의미다. 본인 스스로 3세 경영인이면서 선대로부터 경영권을 이어받은 2, 3세 기업인들에게 불굴의 도전정신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지금의 경제 환경은 싫다고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이럴 때일수록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창조적 혁신과 변혁으로 우리 앞에 놓인 난관을 기업들이 앞장서 극복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