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최초로 ‘스포츠 재벌’이라는 호칭이 붙은 이는 박찬호다. 1994년 LA 다저스에 진출해 17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뛴 박찬호는 당시 한국 스포츠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부를 축적했다. 2001년 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간 6500만 달러(당시 700억원)짜리 초대형 다년계약을 맺은 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외에 각종 광고에도 출연해 상당한 수입을 올렸다.
박찬호 이후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큰 돈을 버는 선수들도 그만큼 증가했다. 야구에서는 류현진이 2013년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첫해 333만 달러, 지난해 433만 달러 연봉을 받았다. 활약에 비해 연봉이 적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그는 대신 유니폼 판매에 따른 초상권 수익금이 연봉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 FA계약을 맺은 추신수는 박찬호와 류현진을 가볍게 제쳤다. 올해 1400만 달러를 받았고 2016∼2020년에는 2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 선수가 된다.
축구에서는 은퇴 직전인 2013년 박지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연봉 500만 파운드(당시 90억원)를 받았다. 해외 진출 축구선수 가운데 최고 기록이다. 현역에서는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의 손흥민이 300만 유로(약 42억원)로 가장 많다.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에서 뛰는 기성용은 연봉 35억∼40억원으로 추정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여자 선수들의 수입도 짭짤하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의 경우 상금은 250만 달러 안팎이지만 그만큼의 스폰서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자 선수들 중 부동의 1위는 김연아다. 아마추어 종목이라 상금은 적지만 국민적 인기를 바탕으로 수많은 기업의 후원을 받으며 광고를 찍었다. 지난해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음에도 여전히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모델이다. 김연아의 광고료는 특A급 연예인과 비슷한 연간 1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딴 손연재도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다.
장지영 기자
박찬호, 텍사스와 6500만 달러 계약으로 스타트
입력 2015-01-06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