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긴급구호 활동 중 바이러스에 노출돼 시에라리온에서 독일로 후송된 국내 의료진이 1차 채혈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열이 나는 등 감염 의심증상도 보이지 않고 있다. 독일 의료진은 10일 전후로 감염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이 대원은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 의과대학병원 격리병동에 입원 중이다. 격리병동 책임의사인 프랑크 베르크만 대변인은 “상태는 낙관적”이라며 “세계적으로 주삿바늘에 찔려도 감염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독일 의료진은 앞으로 1주일 정도가 고비라며 이 기간에 각별히 신경 써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에볼라 감염 증상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시기는 바이러스 노출 후 6∼12일 됐을 때다. 이 대원은 지난달 30일 에볼라 환자 채혈을 하다 주삿바늘이 장갑을 찢고 살갗에 닿았다.
의료진은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주삿바늘에 피가 날 정도로 찔린 게 아닌 데다 노출 후 닷새 동안 감염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향후 추가 채혈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면 동물실험에서 증세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약물을 즉시 투여할 계획이다.
이 대원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걸로 판정돼도 잠복기가 끝나는 20일까지 격리병동에서 지내야 한다. 격리가 끝나면 시에라리온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귀국할 예정이다.
3주 정도로 예상되는 입원비용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부담한다. 치료비는 20만∼25만 유로(2억6611만∼3억3264만원)다. 보안 설비 등 각종 시설 이용료와 살균·소독 등의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비용은 100만 유로(13억3059만원)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원이 입원해 있는 격리병동에는 특수전염병을 다루는 감염 전문 의료진 40명이 3교대로 일하고 있다. 병원 측은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수개월간 신중하게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에볼라 노출 한국 대원, 1차 채혈검사 음성 판정
입력 2015-01-05 0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