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지수는 뚜렷한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박스피’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 금리인상과 엔저, 국내 기업실적 부진 등 리스크 요인이 즐비해 연중 불안한 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새해가 시작되는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돼 코스피가 상승하는 ‘1월 효과’가 재현되느냐가 연초 증시 흐름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도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본다. 코스피 하단을 1750∼1900, 상단은 2150∼2250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연고점을 2300∼2400으로 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조심스러운 전망이다. 미국 금리인상과 엔저, 신흥국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커져 국내 경기도 하방리스크가 커진 탓이다. 증권사 대부분이 올해 코스피 흐름을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하반기 상승)로 보는 것도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일 “올해 대내외적 환경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크게 개선되는 부분은 없을 것 같다”며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신흥국 리스크가 커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진행될 경우 1800선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일본 아베 정권에 힘이 더 실리는 상황이어서 엔저는 시장에 계속 부담을 줄 것”이라며 “모멘텀은 유럽 쪽인데 연초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가 집중력 있게 진행되는지 지표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문가들이 최대 리스크로 꼽는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한국 시장은 외환보유고가 많고 재정상태도 양호해 영향을 덜 받긴 하겠지만 올해 장세가 지난해보다 나아지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하방리스크가 더 커지는 상황에서 코스피 상단 돌파 여부의 열쇠는 결국 기업실적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는 미국 경기만 좋았는데 중국이 바닥을 다지고 유럽도 경기부양책으로 살아난다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 실적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피도 먹구름이 잔뜩 낄 것으로 보이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1월 효과’로 연초 흐름이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초반 상승을 이어갈 수도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코스피의 1월 평균수익률은 2.64%로 연중 가장 높았다. 주로 외국인들이 집중 매수하는 기간이다. 이런 흐름이 이달 말 경기부양책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은 ECB 통화정책회의와 연결될 경우 국내 증시에도 모멘텀이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1월 효과’에 큰 기대를 걸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교보증권은 “그리스 정국 불안과 유가하락에 따른 러시아 리스크 등 지난해 말 증시에 부담을 준 변수들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4분기 기업실적도 크게 기대할 점이 없어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코스피, 2015년에도 박스권 탈출 힘들다
입력 2015-01-05 0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