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필더 기성용(26·스완지시티·사진)이 4일(한국시간)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축구 대표팀 훈련 캠프에 합류했다.
기성용은 4일 잉글랜드에서 호주 시드니로 건너와 선수단 숙소인 코트야드 매리어트 호텔에 도착했다. 이에 따라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태극전사 23명이 모두 집결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키플레이어인 기성용이 빨리 피로를 풀고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맞춤형 처방을 준비했다. 이에 기성용은 이날 시드니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을 관전하는 대신 빠른 피로 회복을 위해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은 잉글랜드에서 사나흘에 한번씩 경기를 소화하는 프로 선수”라며 “소속 클럽에서 경기한 뒤 아시안컵 1차전까지 일주일이 넘는 휴식기가 있어 10일 열리는 오만과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출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현지에서 고정된 전열과 포지션을 파괴하는 이색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마음대로 불러주는 4-5-1, 4-4-2, 3-2-4-1 등 전술 대형에 맞춰 자기 포지션이 아닌 곳이라도 한 자리씩을 빠르게 메우는 방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 실전에서 될 수 있으면 말을 아끼고 선수들이 알아서 경기하는 게 목표”라며 “경기 중에 갑자기 닥치는 어떤 생소한 상황에도 선수들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아시안컵에선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능력이 있는 멀티플레이어가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수비형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공격형 미드필더, 센터백까지 소화할 수 있는 만능키라는 평가를 오래전부터 들어왔다. 이근호(30·엘 자이시)는 빠른 발과 풍부한 활동량을 앞세워 센터포워드, 처진 스트라이커, 좌우 윙어 등 공격진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박주호(28·마인츠)도 왼쪽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날개 공격수를 오가는 멀티플레이어다. 박주호는 “미드필더들이 많아서 일단 왼쪽 수비수를 준비해왔으나 다른 포지션에 배정되더라도 항상 그랬듯이 힘을 다 쏟겠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축구 대표팀, 포지션 파괴… 멀티플레이어 뜬다
입력 2015-01-05 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