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설가 잭 런던(1876∼1916)이 자본가와 노동자간의 계급 갈등을 묘사한 소설 ‘강철군화’는 1980년대 운동권에게는 필독서처럼 읽힌 소설이다. 그에겐 ‘천재성을 지난 작가’(아나톨 프랑스), ‘독자의 연민과 의분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조지 오웰) 등의 상찬이 따라다닌다. 잭 런던의 자전적 에세이집 ‘나는 어떻게 사회주의자가 되었나’(은행나무 출판사·사진)가 출간됐다.
이념적 지향성을 가진 책 제목이 주는 인상과 달리 에세이는 그의 인생철학과 함께 작가론에 상당부분을 할애한다. ‘돈벌이를 위한 책’을 쓰며 만족할 작가라면 이 책을 그냥 지나치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런던은 어떻게 독창적인 작가가 되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에게 작품은 작가의 생각만큼 나오는 것이다. 생각이 명료하면 명료한 글이 나오고, 표현이 빈약하다면 이는 생각이 빈약한 탓이라고 말한다. 위대한 작가가 되는 건 야망이 아니라 ‘세상에 해야 할 일이 있었고 그 일을 한 결과로 주어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가 자신의 문학적 성취를 거둔 8가지를 꼽으며 가난과 건강을 포함시킨 것도 흥미롭다. 탄광, 항만, 공장을 전전했던 그는 “가난이 내 등을 떠밀었지만 가난이 날 파멸시키지는 못했다”고 자부한다. 그러면서 ‘작고 우스운 세부묘사’에서조차 속이지 않는 진실한 글쓰기의 힘이 자신을 키웠다고 평가한다. 책에는 내밀한 개인사의 고백부터 문학적 글쓰기의 문제, 정치적 신념의 논설에 이르기까지 12편이 실렸는데, 11편이 국내 초역이다. ‘혁명’ ‘계급투쟁’이라는 제목의 글이 현실사회주의가 붕괴된 지금의 시점에서도 낯설지 않은 것은 사회의 양극화 때문인 것 같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돈벌이 책 쓰는 작가라면 이 책은 지나치라” 美 소설가 잭 런던 에세이집 출간
입력 2015-01-05 0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