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와 홍삼이 만나면? 위장병 예방 OK

입력 2015-01-06 00:32

김치에 홍삼을 더하면 위가 튼튼해지는 건위제(健胃劑)로 변신한다? 김치를 만들 때 홍삼을 첨가하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P)균에 의한 위장병을 예방, 튼튼한 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차병원은 소화기내과 함기백(사진) 교수팀이 최근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박건영 교수팀과 함께 홍삼을 첨가한 김치를 만들어 HP균 감염으로 위염과 위선종(胃腺腫)이 생긴 생쥐들에게 먹이고 10주 이상 관찰한 결과 위염과 위선종 증상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변화가 일어났다고 5일 밝혔다.

홍삼이 김치와 만나 HP균 억제 작용을 하고, 나아가 HP균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 위염 등 위장병 증상까지 개선한 셈이다. HP균은 사람의 위(胃) 속에서 기생하며 위염과 위·십이지장 궤양, 심지어 위암까지 일으키는 병원체다. 1983년 호주 의사 베리 마샬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된 이 균은 나이가 들수록 감염률이 높아져 60세 이상 고령자의 약 60%가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함 교수는 “일부에선 맵고 짠 음식인 김치가 위장 건강에 해가 될 것이란 주장도 있지만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음식이자 항산화(抗酸化) 음식인 김치에 홍삼을 더하면 오히려 HP균 감염에 의한 위장병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함 교수팀은 홍삼의 이 같은 HP균 제균 효과가 사람에게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지 검증하는 연구도 진행했다.

그 결과 항균제와 홍삼을 병용한 사람은 HP균 제균율(除菌率)이 85%에 이른 반면 항균제만 단독 투여한 사람의 제균율은 약 7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지’ 최신호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과 음식을 통한 연관 질환의 완화 및 암 예방적 접근’이란 제목으로 실렸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