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김진애] 새해의 젊은 정신

입력 2015-01-05 00:20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연배 상당한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아마도 한 살 더 먹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으리라. 아무리 머리로는 인생 자체가 늙어가는 과정임을 알아도 가슴으로는 한 살 더 먹는 것에 흔쾌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기분에서 벗어나는 묘수가 없을까?

“10년은 젊어 보여요!” 나이에 관해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이다. 이 뜻을 곱씹어 보고 진짜 그렇게 만들어보자. 성숙한 세대의 젊음은 외모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40대로 넘어가면 대개 그렇다. 50대, 60대, 70대로 넘어가면 더욱 그렇다. 이 성숙한 세대의 젊음은 외모가 아니라 태도로부터 나온다.

어떤 태도일까? 한마디로 ‘얼마나 미래지향적이냐’에 달려 있다. 올 날을 생각하고, 똑같은 내일이 아니라 새로운 내일의 변화를 즐길 줄 알고, 아직 모르는 미래에 대해 호기심을 발동시키는 태도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미래지향적인 태도는 젊은 느낌을 만든다. 열린 사람, 변화하는 사람, 모색하는 사람, 성장하는 사람의 분위기가 풍겨 나오기 때문이다.

한 살 더 먹을 때마다 10년은 더 젊어져 보자. 미래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통해서 말이다. 그 미래를 만드는 역할은 다 다르지만, 성숙한 나 역시 미래를 만드는 한 축이 될 수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미래를 꿈꾸고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태도만으로도 이미 ‘영원한 청춘’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나이 들수록 보수적이 되고 ‘꼰대’스럽게 되고 고집불통이 된다고? 나이 들수록 과거에 갇혀 살게 된다고? 나이 들수록 과거를 추억하고 그리워하고 미화하게 된다고? 이런 고정관념을 던져버리자. 이런 고정관념이 우리의 정신을 낡게 만들고 우리의 마음을 굳게 만든다. 우리의 몸은 늙어갈지언정, 우리의 정신이 낡지 않기를 우리의 마음이 말랑말랑하기를 바란다.

2015년 새해에 부디 10년은 젊게 사시기 바란다. 한 살 더 먹을수록 10년씩 젊어지는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갖자. 10대, 20대, 30대 젊음들의 힘듦을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미래를 열어주는 데 우리 성숙한 세대의 역할이 있음을 이윽고 깨닫게 될 것이다. 할 일은 너무나도 많다. 새해의 젊은 정신, 건투!

김진애(도시건축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