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당명 도로 ‘민주당’?

입력 2015-01-03 03:10
새정치민주연합이 당명 변경 여부를 놓고 연초부터 시끄럽다.

문재인 박지원 의원 등 2·8전당대회 출마자들이 ‘민주당’으로의 변경을 공약으로 내걸자 안철수 김한길 의원 측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합당 및 공천 과정에서 쌓였던 양측의 불만이 다시 터져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문 의원은 2일에도 전날에 이어 당명 변경을 제안했다. 그는 부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람마다 호명할 때 민주당, 새천년민주당 등으로 불러 혼동을 주고 있어 지금의 당 이름은 불편하다”며 “올해가 민주당 창당 60주년을 맞은 해인 만큼 ‘새정치민주당’으로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안 의원 측과 협의’라는 전제를 붙이긴 했다. 호남을 방문 중인 박지원 의원도 전날 “당 대표가 되면 당명부터 ‘민주당’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당명 변경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당명 때문에 우리 당이 집권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며 “그 이름(민주당)을 버린 사람들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다시 그 이름으로 돌아간다면 국민들이 우리 당을 신뢰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은 당명보다 변화와 혁신을 위해 경쟁할 때”라며 당 대표 후보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안 의원은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이며, 당명 변경 추진에 대해 상당히 불쾌해했다는 후문이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당명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논의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상당수 의원들도 사석에서는 민주당이라는 표현을 관행처럼 사용해 왔다. 당명이 길며, 부르기 낯설고 불편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명을 바꿀 경우 “새정치를 한다더니 도로 민주당이냐”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안 의원 측 세력 일부가 통합정신 파기를 이유로 이탈할 수도 있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이후 당명을 바꾼 것이 현재까지 7번이나 되고 있어 잦은 당명 변경에 대한 부담도 크다.

안철수·김한길 체제 핵심이었던 민병두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이 우리 당에 대해 실망하는 것 중 하나가 당명을 자주 바꾸고 지도부를 자주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에 도전하는 박주선 의원은 “당명만 바꾼다고 국민들의 마음이 돌아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유치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반면 최고위원에 출마한 전병헌 의원은 “당명은 당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담는 그릇”이라며 “통합하는 과정에서 당의 역사와 이름을 뒷전에 둬야 했던 것은 아픈 과거”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