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서 발생한 신년맞이 행사 압사 사고의 희생자 명단이 공개되면서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애도와 함께 당국의 미흡한 안전 조치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상하이 당국은 2일 사망자 36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32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평균 나이는 21.85세였다. 12세 남학생을 비롯해 10대가 6명이나 됐다. 여성은 절반을 훨씬 넘는 21명이었다.
명단 발표 기사에는 “꽃과 같은 나이에 피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 이들을 보면서 눈물이 멎지 않는다” 등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사건 현장인 상하이시 황푸구 와이탄(外灘)의 천이(陳毅)광장에는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이번 참사의 근본적 원인을 두고 상하이 당국이 제대로 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도마에 올랐다.
상하이 와이탄에서는 매년 마지막 날 밤 신년맞이 불꽃놀이 행사가 진행돼 왔다. 2013년에도 30만명이 몰렸다. 이번 연말 공식 행사는 안전문제 때문에 취소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천이광장에 별도로 마련된 비공식 행사에 전년도와 비슷한 인파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은 사고 당시 천이광장에 1㎡에 6∼7명이 몰려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공안 당국은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
상하이 공안국의 황푸구 책임자 차이리신은 “지난해 10월 1일 국경절 행사 때보다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경찰 배치 인원은 국경절 때보다 적었다”고 인정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참사 발생 직후 “이 사건의 교훈을 깊이 새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재발 방치책 마련을 강조했다.
압사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달러 모양의 상품권’과는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하이 공안국은 “사고 당시 건물 위에서 상품권이 뿌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압사 사고 이후 일어난 일”이라고 밝혔다. 재신망 등 일부 언론들은 “사고 전 안쪽에 불을 붙여 하늘로 띄운 공명등(孔明燈)이 땅에 떨어지면서 소동이 있었다”며 이번 참사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상하이 압사 사고, 가짜 돈과 무관”
입력 2015-01-03 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