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 요람’ 방송통신대] 등록금 35만원… 신·편입생 14만명 모집

입력 2015-01-05 00:33

양혜정(21·여)씨는 부산여상을 졸업하자마자 학교장 추천으로 산업은행에 입사했다. 차근차근 준비한 금융 3종 자격증이 도움이 됐다. 즐거운 은행원 생활에 익숙해질 즈음 더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다양한 고객을 만나면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대학 새내기가 됐다. 직장을 그만둔 건 아니다. 방송통신대 경영학과 1학년에 입학한 양씨는 “국립이라 등록금이 싸고 장학금 혜택도 많아 망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1시간씩 걸리는 출퇴근 시간이 양씨의 ‘수업시간’이다.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 강의를 듣는다. 주말에는 주중에 있었던 수업 내용을 몰아 복습한다. 공부를 하다보니 생각지 못했던 목표도 생겼다. 그는 “앞으로 통일이 됐을 때 남북경제가 안정적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독일에서 통일금융을 배우고 싶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의 미래 설계를 돕는 방송대가 9일까지 2015학년도 신·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인문·사회·자연·교육과학대학의 22개 학과와 지난해 신설된 금융·서비스학부, 첨단공학부 등에서 신입생 6만3739명, 편입생 7만7229명 등 모두 14만968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별도의 입학시험은 없다. 대신 신입생은 고교 성적(검정고시, 2015학년도 수능 성적 등 포함), 편입생은 출신 대학 성적 순으로 선발한다. 프라임칼리지의 금융·서비스학부와 첨단공학부는 산업체 재직자만 지원할 수 있지만 다른 대학과 달리 3년 근무 경력이 없어도 입학이 가능하다.

방송대의 최대 강점은 끈끈한 동문 네트워크다. 개교 후 42년간 72만명을 배출했다. BMW코리아 김효준 대표, 락앤락 김준일 회장 등이 방송대 출신이다. 대학본부를 포함해 전국에 캠퍼스 49개를 마련,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전공별 세미나 등 오프라인 캠퍼스 생활도 제공한다. 윤병준 방송대 학생처장은 “입학생의 80%가 ‘지인 추천으로 입학한다’고 말할 정도”라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을 졸업한 뒤 방송대에 다시 입학하는 사례가 연간 1500명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1500개에 이르는 스터디 모임은 온라인 강의의 한계를 넘어서게 도와준다. 적게는 3명, 많게는 300명이 넘는 회원들과 공부하며 인맥을 쌓을 수 있다. 환경보건학과 스터디 모임인 ‘그린피스’는 20대부터 70대까지 세대를 넘나드는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법학과의 ‘청심’은 공무원·법조인이 모여 외부 인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고 토론한다.

학생 편의에 맞춘 IT 인프라도 구축돼 있다. 방송대의 모든 강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수강할 수 있다. 학사 정보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일반대의 10%에 불과한 ‘착한 등록금’은 강력한 힘이다. 프라임칼리지의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이 68만원 정도다. 프라임칼리지가 아닌 인문·사회계열 학과의 한 학기 등록금은 약 35만원, 자연과학·교육계열은 약 38만원이다. 국가장학금과 성적우수 장학금, 교육보호대상자 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금 지원으로 연간 8만명 정도가 혜택을 받고 있다.

신·편입학 지원서는 방송대 홈페이지(www.knou.ac.kr)에서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컴퓨터를 이용한 지원서 작성이 어려울 경우 9일까지 학교를 직접 방문해 제출할 수 있다. 합격자 발표는 오는 29일이다.

박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