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화 모드] 美 “전제조건에 주목… 진정성 의문” 日 “한국 도움 받기 위한 대화공세”

입력 2015-01-03 00:49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신년사를 통해 강력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일(현지시간) “김 제1비서가 대화의 분위기와 환경을 한국 측에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이 전제조건의 의미를 신중하게 파악해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부시 연구원은 또 “단순히 만남을 위해 과도한 비용을 지불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한국의 통일준비위원회가 1월 중 대화를 하자는 제안을 테이블에 올려놓은 만큼 북한이 이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며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의 지지 속에서 김 제1비서의 이번 제안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고, 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를 좀 더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교도통신은 김 제1비서가 정상회담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이 처음이라는 점에 주목해 북한이 남북관계 회복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하고 올해 남북이 광복과 분단 70주년을 맞는 것과 맞물려 북한이 앞으로 남한에 ‘대화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이 올해로 집권 4년차를 맞이하는 김정은 체제에서 경제 상황을 호전하려면 외국의 지원이나 투자가 필요함에도 중국과의 관계가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 이어져 한국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배경을 분석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