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가 전 세계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들에게 폭탄제조법을 알려주고 주요 항공사를 테러 목표로 지령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외신들에 따르면 IS는 최근 낸 영문 홍보잡지 ‘다비크’ 6호에서 호주 시드니에서 인질극을 벌인 만 하론 모니스의 행적을 높이 평가했다. 다비크는 “IS의 전사가 되기로 결심한 모니스의 공격은 십자군 동맹(서방)에 대항하는 전쟁”이라면서 “칼리파의 영토(이라크와 시리아)에 오는 대신 그들(서방)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길거리에서 홀로 공격을 수행했다. 그의 행동은 분명히 신의 은총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밖에도 지난해 10월 캐나다 오타와 의회 총격사건의 범인 마이클 제하프 비보, 뉴욕 손도끼 사건을 벌인 제일 톰슨 등을 언급했다.
표지기사에서는 알카에다를 향해 “이제 한물갔다”면서 “그들은 의무적인 지하드(성전)보다는 평화로운 저항을 택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홍보잡지 ‘인스파이어’는 최근호에서 외로운 늑대들이 어떻게 테러해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달걀, 식초, 페트병, 매니큐어, 주사기, 스카치테이프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폭탄을 제조하는 방법을 사진과 함께 소개했다. 폭탄을 가지고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비법도 공개했다.
AQAP에 따르면 이 폭탄을 만드는 데는 금속 재료가 사용되지 않아 금속탐지기에 잡히지 않는다. 이미지 스캐너 방식으론 탐지될 수 있지만 대부분 공항엔 이 기계가 없다. 이들은 또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대표적인 8개 항공사를 표적으로 삼으면서 ‘비행기 날개 옆 중간 좌석에 앉아라’ ‘결행 1∼2일 뒤 목적과 신분을 알리는 이메일이 발송되게 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테러 수행 방법도 지시했다.
IS와 알카에다가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이들의 싸움에 희생된 사람의 수는 급증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1일(현지시간) 시리아 내전 사망자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최소 7만6021명이 숨졌고, 지금까지 모두 20만6603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사망자 중 민간인은 1만7790명으로 미성년자는 3501명, 성인 여성은 1987명이었다. 연간 희생자 수는 내전이 시작된 2011년 7841명에서 10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라크 내 민간인 인명피해를 조사하는 ‘이라크보디카운트’도 이날 지난해 IS와 이라크군의 교전 여파로 민간인 사망자가 1만7049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SOHR은 사망자 수가 급증한 것에 대해 “내전의 양상이 정부군과 반군 간 대립에서 IS의 득세로 복잡해진 여파”라고 분석하면서 “교도소에 갇히거나 IS 등에 포로로 잡혔지만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수천명이 집계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테러 주도권 다툼 벌이는 IS·알카에다
입력 2015-01-03 0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