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축제가 농촌 지역의 ‘경제지도’를 바꾸고 있다. 겨울축제는 농한기(農閑期)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단비와 같다. 요즘처럼 불경기일 때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겨울축제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종전에는 축제가 지역 문화 전승·보전, 주민 화합, 지역 이미지 개선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지금은 ‘겨울축제=수익창출’이라는 등식이 확고히 자리 잡았다.
2일 강원도에 따르면 2013년 12월∼2014년 2월 겨울축제를 찾은 외지인 관광객은 강원도 인구(155만명)의 배가 넘는 312만명에 달했고 2465억원의 직접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직접 경제적 효과는 관광객들의 지출이 직접 해당 지역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뜻한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겨울축제가 열리는 화천 평창 태백 등에서는 “겨울축제 하나로 한 해를 먹고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화천군 관계자는 “화천 산천어축제 초기에는 축제장에 입점한 1개 상점이 한 달도 채 안 돼 1억원 이상을 벌기도 했다”고 말했다.
화천군이 강원발전연구원에 의뢰해 만든 ‘2014년 산천어축제 평가 보고서’를 보면 외지 방문객이 1인당 지출한 비용은 5만4373원으로 총 710억원을 쓰고 갔다. 생산유발 효과는 806억원, 소득유발 효과는 161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1606명으로 분석됐다.
화천군은 10년 전 1인당 지역 내 총생산이 1600만원에 불과해 강원도에서 꼴찌였다. 하지만 2013년엔 3000만원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축제가 가난한 농촌마을을 부자마을로 바꿔놓은 것이다.
홍천군 홍천강 꽁꽁축제는 2일 개막 첫날부터 낚시터에 6000여명이 몰리는 등 모두 1만명이 넘게 찾아 성황을 이뤘다. 예약 낚시터는 다음 주 주말까지 예약이 마감됐고, 현장 낚시터만 발권이 가능하다.
대부분 축제에서는 송어와 산천어 등 양식어종을 사용해 양식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경기도 가평 자라섬 씽씽축제에서는 참가비 1만3000원 중 5000원을 지역에서 쓸 수 있는 농특산물 상품권으로 돌려줘 식당과 숙박시설, 주유소 등 지역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1998년부터 시작된 달성군 ‘비슬산 얼음축제’는 대구의 대표적인 겨울축제로 자리 잡았다. 입소문이 나면서 타 지역에서도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안동 암산얼음축제’는 면 단위 축제였지만 지난해 30만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 올해부터는 안동시에서 직접 주최한다.
전국 최대의 녹차 재배지인 전남 보성에서는 제12회 보성차밭 빛축제가 열리고 있다. 차밭에는 200만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전구로 수놓은 화려한 은하수터널, 형형색색의 빛물결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19일 전남 여수 돌산공원에서 막을 올린 ‘여수 빛노리야’ 축제는 해상 케이블카 운행 덕분에 관광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겨울축제’ 공 들이는 지자체들] 겨울축제, 농촌 경제의 힘!
입력 2015-01-03 00:40 수정 2015-01-03 1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