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LG 등 주요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은 2일 새해를 맞아 ‘성장’과 ‘혁신’을 강조한 신년사를 발표하고 시장 선도 의지를 다졌다. 대다수 기업들의 신년사에는 환율과 유가의 불안정한 움직임, 신흥국의 기술 추격 등으로 촉발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절박감과 비장함이 담겼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입원 중이기 때문에 그룹 차원의 신년하례식을 열지 않고 계열사별 시무식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해 도전과 변화를 바탕으로 한 ‘성장’을 강조했다. 그는 “올 한 해 새롭게 도전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생활가전, 프린팅솔루션, 네트워크 등 육성사업은 본격적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 창출을 실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K그룹은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주요 계열사 CEO와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회를 가졌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김창근 의장은 최태원 회장 부재로 인한 그룹의 경영 어려움을 임직원들에게 호소하며 ‘혁신’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김 의장은 “업(業)의 본질과 게임의 룰을 바꾸는 혁신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기업들은 공격 경영과 성과 창출을 강하게 강조했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은 신년사에서 ‘기필코’ ‘반드시’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성과 창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구 회장은 “기필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굳은 각오로 방법을 찾고 힘을 모아 철저하게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올해 경영 목표로 ‘재무적 성과 창출’을 제시하고 “그룹 전체가 수익성 향상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더욱 힘써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GS 허창수 회장도 “사업구조를 고도화, 다변화해 질적인 성장을 통해 새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화 김승연 회장은 삼성과의 ‘빅딜’을 언급하며 강한 신념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방산·화학 회사를 새 가족으로 맞으며 변혁의 발걸음이 빨라졌다”며 “그룹의 명운을 건 또 한번의 역사적 도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KT 황창규 회장은 상반기 성과 창출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황 회장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등으로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확실한 성과를 내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두산 박용만 회장은 “땀의 결실을 올해부터 거둬들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그동안 끌어올린 개개인의 역량이 팀워크를 통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은 매출 12조원, 영업이익 7320억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올해 ‘기필코’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하는 한 해를 만들자”고 밝혔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최근 남북경제협력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현대그룹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만들어지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대기업 총수들, 새해 벽두 ‘성장·혁신’ 카드 꺼내들다
입력 2015-01-03 0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