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경선에 출마한 문재인, 박지원 의원이 야당의 뿌리인 ‘민주당’ 당명 복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두 사람은 당명을 ‘새정치민주당’으로 바꿔 약칭으로 민주당을 쓰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3월 민주당이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과 합당하면서 만든 이름이며, 약칭으로 새정치연합을 쓰고 있다.
당 대표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정치개혁을 추진하고 국민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생각은 하지 않고 당명 복원 운운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국민들이 제1야당을 불신하는 이유는 겉모양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국리민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국정과제에 대해 뒷다리나 걸고 허구한 날 친노(親盧)니 비노(非盧)니 하며 싸움박질하고 있으니 국민들이 외면할 수밖에 더 있겠는가.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헤아리기 힘들 만큼 당의 이름을 자주 바꿨다.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몸부림이었다는 점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당명 변경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신뢰 회복이다. 안 의원의 새정치연합과 합당한 이후 ‘새정치’ 기치를 내걸었지만 국민 마음을 헤아릴 줄 모르는 행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유가족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고,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여부 결정을 앞두고 해산 반대를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떨어짐에도 제1야당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 이유다.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새해 첫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만 참배하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 가지 않은 것도 국민 뜻을 거스르는 행동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김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이어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방문한 것과 대조된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100% 대한민국’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지금 새정치연합에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이지 당명 복원이 아니다.
[사설] 당명 복원보다 더 중요한 건 국민신뢰 회복이다
입력 2015-01-03 0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