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1월 4일 사우디와 새해 첫 평가전… 첫 단추를 잘 꿰라

입력 2015-01-03 00:08
2015 호주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한국축구 대표팀의 손흥민이 2일 오전(한국시간) 시드니 매쿼리대 스포츠필드에서 킥 연습을 하고 있다. 대표팀에 마땅한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왼쪽 날개 공격수 손흥민은 원톱으로 나설 수도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에 아시안컵은 애증이 교차하는 무대다. 1956년 열린 첫 대회와 1960년 열린 두 번째 대회에서 잇따라 정상에 올랐으나 이후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한국은 9일 호주에서 개막하는 2015 아시안컵에서 55년 만의 아시아 정벌에 나선다. ‘슈틸리케호’는 과연 우승을 넘볼 전력을 갖췄을까? 4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 시드니의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한국은 10일 오만과의 A조 1차전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실전 담금질에서 한껏 사기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2일 “경기 결과와 내용이 모두 우리에게 중요하다”며 “내용, 결과 중에 하나라도 좋지 않으면 상당히 많은 고민을 안고 대회에 들어가게 된다. 선수들이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진지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완전한 전력이 아니다. 최전방 공격수로는 조영철(카타르 SC), 이근호(엘 자이시), 이정협(상주 상무)이 있다. 이들은 나름대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오히려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턴) 등이 이끄는 공격 2선의 화력이 더 강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함부르크 시절 원톱도 소화했던 손흥민에게 스트라이커 임무를 맡길 수 있다.

수비진도 ‘2014 브라질월드컵 후유증’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이후 치른 6차례 A매치 중 무실점 경기는 두 차례에 불과했다. 중앙수비는 여전히 불안하고 호흡도 잘 맞지 않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포백 수비라인을 기본으로 삼고 조별리그에서는 상대국 특성에 따라 일부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원톱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은 득점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세트피스 기회를 살려야 한다. 지난해 11월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한국은 코너킥 6차례, 프리킥 16차례의 기회를 얻었지만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대표팀은 코너킥 공격과 수비를 연마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의 공수를 점검하고 세트피스 득점 상황을 연마할 수 있는 적절한 상대다. 한때 중동 축구의 강호였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었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지 못했으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69위)보다 훨씬 낮은 102위까지 떨어졌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지금까지 16차례 맞붙어 4승7무5패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30일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바레인(122위)을 상대로 평가전을 치러 1대 4 패해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