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04년 4월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계기로 경제영토 확장에 나섰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스위스 등 4개국) 아세안(말레이시아 등 10개국) 인도 유럽연합(영국 등 28개국) 페루 미국 터키 호주가 발효국이 됐다. 새해 1일부터는 캐나다와의 FTA가 공식 발효됐다. 단계별 관세 철폐로 우리 자동차와 가전제품 수출길이 넓어지고, 국내에서 인기 있는 패딩 점퍼인 캐나다구스와 바닷가재 등 수입품은 좀 더 싼 가격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칠레를 시작으로 10여년 만에 11곳과의 FTA 발효가 이뤄졌다.
타결 현황까지 포함하면 총 15곳이다. 이 중 비준 절차가 진행 중인 콜롬비아와의 FTA는 올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타결된 뉴질랜드 중국 베트남 등과의 FTA도 국내 절차가 완료될 경우 연내 발효된다. 현재 우리의 FTA 경제영토 순위는 칠레(1위) 페루(2위)에 이어 세계 3위다(타결국 포함). FTA 후발주자였던 한국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3.5%를 점유하는 경제영토를 가진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 규모가 사상 최대(1조988억 달러)를 기록하며 4년 연속 1조 달러를 넘어선 데도 FTA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무역 규모 1조 달러 달성 국가는 전 세계에서 10개국뿐이다. 지금까지 정부가 양자간 FTA에 치중했다면 올해부터는 다자간 협상인 ‘메가 FTA’에 주력하게 된다. 한·중·일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이 기다리고 있다.
FTA란 국가 간에 산업별 거래를 하는 것이라서 환호하는 업종이 있는가 하면 한숨을 쉬는 업종도 있게 마련이다. 우리의 경우 그간 농축수산 업계가 타격을 받아왔다. 설상가상으로 새해부터는 쌀 시장도 전면 개방됐다. 그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가 이들 업계를 더욱 세심하게 보듬어줘야 할 텐데….
박정태 논설위원 jtpark@kmib.co.kr
[한마당-박정태] 메가 FTA
입력 2015-01-03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