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서버’ 팀 분위기 바꾼다

입력 2015-01-03 00:10
프로배구에서 추격을 해야 할 때, 또는 이기고 있는 팀이 굳히기를 해야 할 때 교체멤버로 등장하는 선수가 원포인트서버다.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드는 역할이다.

각 팀에는 이 한순간을 위해 오직 서브만 갈고 다듬는 선수가 있다. 남자팀 OK저축은행의 김천재, 삼성화재 이민욱, 현대캐피탈 김재훈, LIG손해보험 정영호, 우리카드 오병관 등이 바로 그들이다. 여자팀에는 도로공사 오지영, 현대건설 김주하 등이 있다.

김천재는 원래 세터출신이지만 원포인트서버로 나서 OK저축은행이 창단 2년 만에 2위를 달리는데 수훈을 세운 선수다. 매 경기 팀이 필요할 때 위력적인 서브로 상대를 괴롭혔다. 96차례 나서 범실 10차례. 서브에이스는 2차례에 불과하지만 89.58%의 정확도를 자랑한다. 지난달 15일 삼성화재전 5세트 9-7로 앞선 상황에서 원포인트서버로 들어가 현란한 드롭서브를 구사해 팀이 3득점하도록 도왔고, 이는 승리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를 ‘서브 스페셜리스트’로 부르는 이유다.

정영호는 17경기에서 65차례 원포인트서버로 나와 7개의 서브에이스를 성공시켰다. 이민욱도 10개 경기에서 33차례 출전해 신치용 감독의 눈에 들었다. 범실은 4차례뿐이다.

문정원은 원포인트서버에서 주전을 꿰찬 특이한 케이스다.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인 그는 같은 포지션에 미국 국가대표 출신 니콜이 있어 주전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문정원의 서브와 공격능력을 살릴 묘안을 찾던 서남원 감독은 니콜을 레프트로 돌리고 그를 라이트 공격수로 돌리는 모험을 단행, 팀을 3강에 올려놨다. 문정원은 158득점 중 38점을 서브로만 수확해 이 부문 2위에 랭크돼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