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정상회담 逆제안]“남북대화 주도권 확보 의도… 공세적 제의 예상”

입력 2015-01-02 03:21 수정 2015-01-02 09:56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1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 용의’ 등을 담은 신년사와 관련해 북한이 남북대화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풀이했다. 이례적으로 남북 정상회담까지 언급한 것에 비춰보면 북한이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공세적 대화 제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제1비서가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자신들이 과거 제안했던 고위급 접촉부터 하자고 한 것 같다”며 “화답이라기보다는 ‘역(逆)제안’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입장 표명이 최근 정부가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당국 간 회담을 제의한 것에 대한 화답이라기보다는 자신들 방식을 수정해 역제안을 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북한의 고립감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나온 제안이니 만큼 적극적인 태도로 대화에 임할 수 있다고 관측됐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를 풀지 않고 경제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대화 노선을 표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중국, 미국과의 관계 등 다른 데서도 발판을 마련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현실을 직시한 일종의 실용노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북측에 계속 요구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을 2월 설 연휴에 추진한다면 1월 초부터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뚫겠다는 의지도 드러낸 것 같다”고 해석했다. 특히 “금강산 관광은 우리와 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관광 재개를 통해 남측과 경제협력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 제1비서가 신년사를 통해 작년보다 더 구체성 있게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며 “북한이 올 한 해 공세적으로 후속 대화 제의를 해올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올해가 광복 70주년이고 남북 양쪽 정권 모두 집권 3∼4년차를 맞아 남북관계에서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연성 있는 태도를 통해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을 벗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유동근 기자

▶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