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 덕분에 살아갈 힘과 희망 되찾았어요”

입력 2015-01-02 02:09
서울시 1기 더함복지상담사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정을 찾아가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서울시는 오는 26일부터 제2기 더함복지상담사 130명을 새로 채용해 6개월간 운영한다. 서울시 제공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김모(54)씨는 지난해 초 막다른 골목에 몰렸었다. 가발 사업을 하다 실패한 김씨는 2010년 교통사고로 척추수술까지 받았다. 하지만 돈이 없어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고 뇌경색 증세까지 있어 일도 할 수 없었다. 부인이 경리일을 하고 있었지만 신경계통 질환 때문에 1년에 고작 한두 달 정도나 일할 수 있어 수입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 전문대를 졸업한 큰딸은 취직이 안 돼 PC방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보태는 정도였고, 아들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었다. 임대아파트 임대료와 관리비가 2년째 700만원이나 밀려 지난 5월 6일까지 집을 비워 달라는 통고까지 받은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김씨는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지난 4월 위기가정 관련 홍보 전단지를 보고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동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양천구 소속 더함복지상담사가 곧장 김씨의 고충 해결사로 나섰다. 더함복지상담사는 서울시가 지난해 3월 ‘송파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6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한 기간제 복지상담사들이다. 이들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정을 찾아내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더함복지상담사는 김씨를 찾아가 사정을 자세히 들은 후 함께 관리사무소를 방문해 퇴거기간을 한 달 유예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지역종합사회복지관에 위기가정지원을 신청해 김씨가 2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 급한불을 껐다. 신용불량자였던 김씨는 이어 7월 말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선정됐고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를 통해 파산신청 절차를 밟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김씨는 “상담사가 직접 찾아와 제 사정을 자세히 듣고 성심을 다해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줬다”며 “그분 덕에 살아갈 힘과 희망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초부터 10월 초까지 6개월 동안 제1기 더함복지상담사 260여명이 위기가정 9만3226가구를 발굴, 6만4734가구를 지원했다고 1일 밝혔다. 지원받은 가구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연계 2587가구, 서울형기초보장 연계 637가구, 긴급복지지원 1570가구, 기타 복지서비스 및 민간지원 5만9940가구 등이다.

서울시는 오는 26일부터 6개월간 제2기 더함복지상담사 130명을 새로 채용해 복지사각지대 발굴·지원에 나설 계획이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